'83세' 김혜자, 인격 어느 정도길래…류덕환도 심쿵 "어려움 느껴질 수 없는 분" ('천국보다')[TEN인터뷰]
입력 2025.05.31 06:00수정 2025.05.31 06:00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김혜자 선생님은 어려움이 느껴질 수 없는 분이에요. '덕환이 좀 불러봐' 해서 가면 '너 이것 좀 봐봐' 하더니 손 하트를 하시는 분이시거든요. 정말 심장이 쿵 했죠. (웃음)"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덕환이 데뷔 64년 차 김혜자(83)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SLL
지난 25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 드라마다. 6년 전 방송 됐던 '눈이 부시게' 작감배(작가·감독·배우)가 재회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극 중 류덕환은 천국의 목사이자 이해숙이 잃어버린 아들 고은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류덕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김석윤 감독 사단과 호흡을 맞췄다. 김혜자와는 '전원일기' 이후 20여년 만에 재회했다. 류덕환은 "감독님께서 연락이 와서 보자고 하더라. 첫 마디가 '너무 반가워요. 할 거예요, 말 거예요? 합시다' 였다"며 "이 역할은 류덕환이여야만 한다더라. 김혜자 선생님이 잊고 있었던 인연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선생님에게 난 과거의 잊힌 기억일 수 있으니까. 내가 잃어버린 아들 캐릭터로 나타나는 게 괜찮은 만남일 수 있겠다 싶었다"고 캐스팅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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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처음 현장에서는 많이 쫄았다. 폐 끼칠까 봐 걱정됐다. 나 빼고 다 가족 같은 사이더라. 감독님이 한지민 배우한테는 '지민아' 하는데 나한테는 '목사님'이라고 했다. 소외당하고 있구나 싶었다"면서도 "현장 분위기가 워낙 편해서 금방 익숙해졌다. 3회까지는 긴장했는데, 4회부터는 나를 좀 놨다. 나도 놀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마실 나가듯이 촬영장에 갔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들이 왜 김석윤이라는 이름을 믿고 가는지 알겠더라고요. 인간적인 부분으로도 배울 게 많은 선배님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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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은 김혜자에 대해 "선생님은 조언을 절대 안 한다. 장난을 많이 치신다"며 "힘들 것 같으면 그런 장난을 쳐주시니 마음이 편했다. '신의 퀴즈' 할 때는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중압감이 있었다. 이번 현장은 감독님과 김혜자 선생님이 잘 끌어주니 끌려가기만 하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김혜자 선생님 눈이 너무 신기하다. 눈동자가 사기다. 갈색빛인데 훅 빨려 들어간다"며 "연기하다 놀라울 때가 내가 준비한 걸 못 했을 때다. '천하장사 마돈나' 때 김윤석 선배님 연기 때문에 리액션이 바뀐 적이 있다. 내가 대본을 보며 혼자 생각한 감정을 바꾼 배우에게는 놀라움을 느낀다. 김혜자 선생님이 '전 아이가 없어요' 대사 할 때도 그랬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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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8.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류덕환은 "결혼하고 나서 조용히 살았는데, 연락이 많이 오더라. 장모님한테도 전화가 와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아내의 반응에 대해서는 "대중의 눈으로 바라봐주는데 엄청 좋아해 줬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내도 엄청나게 울었다. 프러포즈 받을 때도 안 울던 (MBTI) 대문자 T인 아내인데"라며 미소 지었다.
류덕환은 인터뷰 내내 애처가 면모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는 2021년 4월 유명 쇼핑몰 모델 겸 CEO인 전수린과 8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류덕환은 결혼 후 휴식기를 가진 이유에 대해 "아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사진=전수린 SNS
"부족한 저를 선택해준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두 가지를 선택했어요. 아내에게 시간을 쏟는 것, 술을 끊는 것이오. 와이프가 술을 못 먹으니 저도 술 대신 다른 즐거움을 찾으려고 했고, 출퇴근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카페를 차려 2년 정도 장사를 했어요. 저녁에는 와이프가 퇴근하면 같이 저녁을 먹고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