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천호진은 극 중 천국과 지옥, 두 세계를 관장하는 '천국지원센터장'과 '염라' 1인 2역을 소화하며 통찰적 메시지를 선사, 작품의 세계관과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특히 센터장은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전생과 현생을 관통하는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거듭해 풀어나가며 매회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센터장은 천국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갓파더적 존재'로 활약했다. 천국 입주민들은 물론 유기견들까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를 두루두루 살폈다. 일상의 소소한 소원을 들어주기도, 죽음의 문턱에서 간절히 신을 찾는 이들의 바람에 응답하기도 했다.
센터장은 천국을 관리하지만, 천국이 결코 우리네 여정의 최종 목적지가 아님을 역설했다. 천국은 그저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이들이 아쉬움을 갖지 않도록 잠시 머무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센터장은 누구나 충분히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다음 단계를 선택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용기를 전해줬고, 길을 잃은 이들에게는 이정표를 보여주며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반면, 염라로 등장할 때 천호진은 센터장과는 성격은 물론 비주얼, 스타일링까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죄를 지은 이들에게는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가혹한 벌을 내렸다. 무자비하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염라는 센터장이 휴가 차 인간 세상에 내려가자, 천국에 천둥을 일으키며 느슨한 천국 생활에 긴장감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렇듯 천호진은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담아낸 연기로 다시 한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때로는 위엄 넘치고, 때로는 소탈한 모습으로 이제껏 보지 못한 천호진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코미디 연기는 물론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사후세계를 연기만으로 몰입감 있게 그려내며 다시 한번 '국민 배우' 면모를 입증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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