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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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지드래곤(G-DRAGON)이 출시한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이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예인을 앞세운 술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서 업계가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연예인 술은 품질보다 마케팅에 치중하기 쉬워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며 "트랜드를 이어가려면 품질 제고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가수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협업해 CU에서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을 출시했다. 이 하이볼은 지드래곤의 술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캔 안에는 데이지꽃 모양을 형상화한 생레몬 슬라이스가 있다. 지드래곤은 데이지꽃을 자신의 상징으로 내세운다.
사진=피스마이너스원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피스마이너스원 공식 인스타그램
지드래곤이 직접 디자인한 하이볼 캔 디자인도 눈에 띈다. 검정 바탕에 피스마이너스원 글자를 유니크한 패턴으로 디자인했다. 일부 팬 사이에서는 하이볼을 마신 후 캔을 활용해 다양한 재활용 소품을 만드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이 하이볼은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출시 3일 만에 88만캔이 완판됐다.

최근 연예인이 자기 이름을 걸고 출시한 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BTS 진의 ‘아이긴’, 박재범의 ‘원소주’, 신동엽의 ‘블랙서클 하이볼’ 등 유명 연예인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박재범이 작년 2월에 출시한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7개월간 누적 판매량 172만5000병을 달성했다. 하루 8254병 팔린 셈이다.
사진=BGF 리테일
사진=BGF 리테일
연예인 술이 잇따라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이름 효과'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예인의 유명세와 화려한 이미지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실제 주조는 전문인력이 했고 연예인은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연예인이 만든 술'이라고 광고하는 건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맛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일부 네티즌은 연예인 술에 대해 "도수, 숙성도 등 술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생각하면 역시 대형 주조 회사에서 나온 제품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기 있다고 해서 마셔봤는데 너무 맛이 없었다" 등의 평가를 내렸다.

가장 최근에 나온 'GD 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애주가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는 "청량한 탄산의 맛도 약하고 너무 달다", "4500원 주고 먹을 만큼의 맛은 아니다", "기대했는데 이게 다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냥 카페에서 레몬에이드 먹는 맛이었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한 유튜버는 "특색이 하나도 없다. 지드래곤 팬이 아니라면 굳이 안 먹어봐도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원소주/ 사진=원소주 공식 홈페이지
원소주/ 사진=원소주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일부 연예인 술은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반짝 인기에 그쳤다. 박재범이 약 2년 전 출시한 '원소주'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돌파했지만 판매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박재범이 대표로 있는 주류 제조 스타트업 '원스피리츠'는 2024년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급격한 매출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인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 건 품질 제고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만큼 식음료의 본질인 '맛'에 집중하지 않으면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류 시장에 진출하려는 연예인은 제품의 맛과 품질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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