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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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계에서 퇴출 당한 허재가 마라톤으로 인생의 반환점을 맞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방송된 MBN ‘뛰어야 산다’ 4회에서는 ‘뛰산 크루’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서울 시티런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한 달간 흘린 땀의 결실을 확인하는 하루가 펼쳐졌다. 이들은 각자 정해진 ‘목표 시간’ 안에 완주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대회에 앞서 이영표 부단장은 “단순한 완주를 넘어서 각자 정해진 목표 시간 내에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미션을 발표했다. 이어 그는 “지난 ‘5km 마라톤’에서 기록한 시간의 2배 안에 10km를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잠시 후 시작 휘슬이 울리자 ‘뛰산 크루’는 자신만의 페이스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상위권은 장동선-이장준-한상보였으며, 하위권은 허재-양준혁-최준석의 각축전으로 진행됐다.

여자 그룹에서는 율희와 손정은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목 디스크’인데도 마라톤에 나선 방은희는 달리기 도중 목 보호대까지 풀고 뛰었으나 무릎 통증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슬리피는 먼저 ‘오버페이스’했던 실수를 떠올려 체력 분배에 신경을 썼고, 정호영과 조진형은 마라톤 후 먹고 싶은 음식을 얘기하면서 열심히 달려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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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그룹은 반환점이 가까워지자 급격히 지친 기색을 보였다. 최준석은 “오늘은 절대로 걷지 않겠다”고 수차례 다짐했음에도, 40분이 넘어가자 “힘들다. 그냥 걸을까?”라며 갈등했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 달렸고, 결국 걷지 않고 10km 완주에 성공했다. ‘하위권 3인방’ 중 1위 쾌거를 달성한 최준석은 “주위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사실 최근 들어 내가 하겠다고 나선 것 중에 성공한 게 없었다. 그런데 ‘마라톤 하나는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뿌듯해했다.

허재는 “목에서 피맛이 난다”며 탈진에 가까운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나타난 ‘마라톤 레전드’ 이봉주의 응원을 받아 힘을 냈으며, “허재, 파이팅!”을 외치는 수많은 러너들과 시민들의 성원에 부응해 계속 달렸다. 허재는 “은퇴한 지 20년이 넘었기에 몸 상태도 안 좋고 해서, (마라톤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고 겁도 났다. 하지만 마라톤을 하면서 내 인생의 반환점을 맞은 것 같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서 생활의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그의 절실한 마음과 집념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고, 허재는 하위 그룹 중 최준석에 이어 2위를 해 종합 14위로 결승선을 넘었다.

이날의 1위는 장동선이었다. 간발의 차로 2위를 차지한 이장준은 “다시는 2위를 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3위는 한상보, 4위는 안성훈, 그리고 5위이자 여자 1위는 율희였는데 특히 율희는 결승선이 보이자 자녀들 이름을 외치며 “엄마 거의 다 왔다~”라고 모성애를 드러내 뭉클함을 더했다. 꼴찌는 양준혁이었으나 그는 ‘송환 버스’와의 치열한 사투 끝 완주에 성공해 값진 결실을 거뒀다. 양준혁은 “달리면서 딸 생각이 났다. 완주 기념 메달을 ‘팔팔이’(딸 애칭)에게 줄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뛰산 크루’ 전원이 완주에 성공한 가운데, 이날의 MVP로는 목표 시간을 가장 많이 단축한 안성훈이 호명됐다. 안성훈은 “8km 지점에서 정말 걷고 싶었지만 곳곳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완주는 물론 목표 시간까지 훨씬 단축한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중계단인 배성재 캐스터는 “이번 ‘10km 마라톤’ 완주는 ‘뛰산 크루’ 인생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모두를 격려했다. 이영표 부단장은 “5km에서 10km로 거리가 늘었음에도 단 두 분을 제외하고 모두가 기록을 단축시켰다”며 칭찬했다. 방은희와 양준혁은 목표 시간 안에 들어오진 못했으나, 건강이 안 좋은 상황에도 완주를 해 ‘뛰산 크루’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허재는 2023년 6월 허재는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사상 초유의 리그 퇴출 철퇴를 맞았다. 2022년 8월 오리온 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은 허재를 앞세워 구단을 창단했지만, KBL 회원사 가입비 체불, 고양 오리온 인수 대금 미지급, 구단 운영 자금 부족 등 자금난에 시달렸다.

허재는 데이원의 얼굴이었음에도 돈 관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기다려달라',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일축했다. 이에 KBL과 10개 구단은 허재가 앞으로 KBL 구단의 대표, 단장, 지도자 등 모든 활동을 불허하기로 뜻을 모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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