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캐릭터'가 투입되는 게 훨씬 유리할 것 같았어요."

배우 마동석이 자신이 제작과 기획부터 참여한 오컬트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를 선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거룩한 밤'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배우 마동석 하면 떠오르는 것에는 강력한 펀치, 묵직한 액션, 그리고 뜻밖의 유머 등이 있다. '거룩한 밤'에서도 그간 봐왔던 비슷한 마동석을 볼 수 있다. 마동석은 퇴마업체 '거룩한 밤'의 사장이자 주먹으로 퇴마하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 역을 맡았다. 마동석은 작품 속 모습을 스스로 '마동석 캐릭터'라 칭했다. 그 역시 '마동석 캐릭터'들이 담긴 영화의 단점을 알고 있었다. 관객들에게는 지겹고 뻔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오히려 "내 꿈은 영화마다 마동석이 나오는 것"이라며 장점을 바라봤다.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어차피 저는 '복싱하는 마동석 캐릭터'예요. 성룡이 사극을 하든 어떤 장르를 하든 '성룡 캐릭터'를 선보인다는 점이 어려서부터 부러웠어요. 이번엔 '마동석 캐릭터'를 다르게 연기할 것인지를 두고 투자사, 제작사 등과 여러 번 회의를 거쳤는데, 결국 '마동석 캐릭터'가 낫다는 결론이 났어요. 다만 기시감이 들 수 있기에 조금씩 변화를 줍니다. 이번에는 판타지적 요소에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라는 점을 덧씌웠죠. 액션에도 조금씩 변주를 줘요. 일반 관객들은 모르는 전문 복서라야 알 수 있는 디테일일지라도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거룩한 밤'은 액션과 오컬트를 섞은 혼합 장르라는 점이 독특하다. 마동석은 이번 영화를 만들기에 앞서 세계관부터 구성했다고 밝혔다.

"'거룩한 밤'은 일종의 다크 판타지에요. 이 이야기는 지상에서 펼쳐지는데, 세계관을 살펴보면 지하 세계도 있어요. 거창하게 하려는 건 아니지만, 세계관을 안 만들고 이야기만 만들면 서사에 구멍이 숭숭 뚫려요. 지도를 만들어두고 그중 일부를 떼어 내서 '거룩한 밤'을 만든 거죠. 만들어둔 세계관이 이후에는 소설, 웹툰 등이 될 수도 있겠죠. 그 이야기들을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거룩한 밤'에서도 마동석 특유의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볼 수 있다. 마동석은 과거 복싱 선수도 했고, 현재는 복싱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복싱 기반의 액션을 주로 선보인다.

"액션은 합을 먼저 만드는 게 아니라 제가 먼저 연습을 다 해봅니다. 관장들과 실제 스파링을 다 해봐요. 제가 미리 생각해둔 액션 동작을 스파링 중에 기습적으로 해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리액션도 살펴봐요. 그렇게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액션을 찾아갑니다. 복싱장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코칭하면서도 많은 공부가 돼요. 액션을 하기 위한 연장선이죠."
마동석 / 사진=텐아시아DB
마동석 / 사진=텐아시아DB
이번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퇴마사 샤론(서현 분)과 악마에 들린 은서(정지소 분)라고 할 만큼, 둘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마동석이 연기한 바우 캐릭터는 '거룩한 밤'이라는 거대한 세계관 속 중심이 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마동석은 "여성 캐릭터를 최전선에 내세운 게 좋았다"고 말했다.

"퇴마사 샤론이 중심이에요. 샤론 역할을 제 캐릭터가 한다고 생각하면 무섭지 않나요? 하하. 물리적인 힘이 아닌 파워로 악마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현 씨가 샤론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악마도 소녀의 몸에 들어가요. 그 또한 제가 악마에 빙의됐다면 사람들이 무서워할 것 같아요. 극 중 캐릭터들도 맞서 싸우지 못하고 다 도망갈 것만 같죠. 지소 씨를 캐스팅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액션뿐만 아니라 '거룩한 밤'에는 마동석 특유의 유머도 담겼다. 다만 '범죄도시' 시리즈와 같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대목이 몇몇 있다. 마동석은 "웃음 코드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개봉 전 블라인드 시사 등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통적으로 반응이 좋았던 부분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유머 요소는 대본에서부터 준비된 부분이에요. 촬영 때 A버전, B버전으로 2가지를 찍어봤어요. 유머가 없는 버전과 있는 버전. 유머가 없는 센 버전이 영화 흐름에는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어차피 '엔터테이닝'을 위한 영화라면 사람들이 더 접근하기 용이하게 만드는 게 맞겠다 싶었어요."
마동석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은 배우이면서도 제작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기획돼 있고, 출연한 드라마 '트웰브'는 오는 8월 KBS2에서 방영 예정이다. 이외에도 할리우드 영화 '피그 빌리지'를 준비 중이고, '헬 다이버스'에도 출연한다.

"약속해둔 한국 액션물도 있고 '범죄도시5'도 찍어야 해요. 할리우드 영화도 순서대로 약속해둔 게 있고요. 복싱 관련한 작품도 준비 중인데, 영화는 아닙니다. 제 세대 사람들이 헤비메탈을 좋아했기 때문에, 헤비메탈 소재 영화도 하나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작품 작업을 몰아쳐서 한 게 아니라 오래 해왔어요. 과거 만들어뒀는데 지금 꺼내 보니 맞지 않은 건 작가들에게 맡겨서 다시 쓰기도 하고요. 올드해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 것처럼 보여도 또 고쳐보기도 하고요. 평소에 놀이이자 취미이자 일로 하는 겁니다. 제가 재밌어서요. 그게 아니면 복싱장 가서 운동하는 것밖에 없어요.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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