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연극 '랑데부'에 출연 중인 최민호를 인터뷰했다.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고자 하는 지희(김하리 분)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상처와 감정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2인극이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한 최민호는 올해로 연예계 생활 18년 차를 맞았다. 긴 연차에도 단 한 번의 구설 없이, 매번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 뛰어난 운동 신경, 특출난 승부욕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도전하며 장르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최민호의 열정은 18년 차에도 변함없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랑데부'를 시작한 이후 '감정 기록'을 쓰고 있으며,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석 달 가까이 매주 수요일 비슷한 시간에 짜장면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을 뛰어넘는, 말 그대로 "불꽃 같은" 열정이었다. 행동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그는 여유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최민호의 노력은 끝이 없었다. 갈고 닦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고, 결과에서 보람을 느꼈다. 그는 "대사량이 정말 많았다. 인간이 외울 수 있는 분량인가 싶었다"고 웃으면서 첫 번째 걱정을 떠올렸다. 이어 "무대 위에서 갑자기 전환되는 부분이 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걱정도 컸다. 어떻게 하면 '랑데부'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두려웠지만 최민호는 안주하지 않았다. 박성웅, 박건형, 범도하와 함께 같은 역할에 캐스팅된 그는 "캐릭터의 나이대가 나와 맞지 않아서 처음엔 '이걸 왜 제안했지?' 싶었다. 그런데 잘 해석하고 표현해내면 내게 새로운 확장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불꽃 카리스마'. 수많은 연예인 가운데에서도 오직 최민호에게만 붙는 유일무이한 수식어다. 데뷔 18년 차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만의 불꽃을 태운다. 가수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쉬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뜨겁고 단단해지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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