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연극 '랑데부'에 출연 중인 최민호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몰두하는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고자 하는 지희(김하리 분)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상처와 감정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2인극이다. 최민호는 극 중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자기만의 법칙에 가둔 태섭 역을 맡았다.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한 최민호는 올해로 연예계 18년 차를 맞았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 뛰어난 운동 신경, 특출난 승부욕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도전하며 연극 무대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긴 연차 동안 구설수 없이 열정을 불태우면서 매번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왔다.

왜 하필 '랑데부'였을까. 최민호는 "작년에 처음 연극을 한 후, 감사하게도 대본을 많이 받았다. 신기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도전인 만큼 더 고민이 컸다. 이번에는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관객에게 던져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의 소중함, 그리고 '슬픔'이라는 단어를 어렵게 풀어보고 싶었어요. '랑데부'는 초반엔 유쾌한데, 뒤로 갈수록 뒤통수를 치는 힘이 있어요. 무대 장치도 신선하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작품이라 끌렸습니다."

태섭이라는 캐릭터에 관해 그는 "1부터 100까지 계획하는 인물이다. 하나라도 변수가 생기면 모든 게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나는 무계획, 무논리에 가까운 사람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태섭은 논리적이고 빈틈이 없어 보이지만, 그 틈이 드러나며 무너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감정들을 겪는다. 이걸 연기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30대 초중반의 태섭을 연기하고 있지만, 앞으로 40대, 50대, 60대의 태섭도 그려내고 싶어요. 세월이 지나 경험치가 쌓이면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나이가 주는 무게감도 기대됩니다. 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갈고 닦겠습니다."

"글쎄요, 정말 다 해본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을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보다, 이제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할 시점이라는 것. 그는 "도전보다는 지금 내가 하는 걸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게 필요할 때라고 느낀다. 그다음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이룬 위치지만, 최민호는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불태우며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불꽃처럼 꺼지지 않는 그의 열정은, 18년 차가 된 지금도 여전히 연예계 유일무이 '불꽃 카리스마'라는 수식어를 증명하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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