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원하모니 기호, 한소희/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부모에게 겨눠졌어야 할 화살이 자식을 향했다. 부모의 잘못으로 고개 숙이는 스타가 또 생겼다. 가족으로서의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는 시선도 있지만, 가혹한 연좌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 피원하모니 기호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어머니를 대신해 사과했다. 기호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17일 기호 어머니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FNC에 따르면 지난해 기호 어머니에 대한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조사를 거쳐 이 사건을 불송치했으나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해 최근 재조사가 시작됐다.
피원하모니 기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FNC는 "기호는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며,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조사를 통해 모친의 잘못이 밝혀진다면 당연히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기호는 자식 된 도리로서 피해를 입으신 분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소인은 SNS에서 기호를 언급했고, FNC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기호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대중은 기호가 평소 명품 패션 아이템을 착용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기호의 최신 영상은 물론 몇 년 전 영상에도 네티즌은 돈을 갚으라는 댓글을 달았다.
마이크로닷/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연예인이 부모 문제로 곤경에 처한 건 처음이 아니다. 래퍼 마이크로닷도 부모의 빚투 문제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새 미니앨범(EP)을 발매하며 약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선 마이크로닷. 앞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하면서 친인척과 지인 등 14명에게서 총 4억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났다. 마이크로닷은 2023년 한 방송에 출연해 "고깃집에서 일하며 부모님의 빚을 변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닷을 향한 반응은 싸늘했다.
티파니도 비슷한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는 부친의 사기 논란 탓에 가정사를 털어놔야 했다. 2018년 티파니는 "아버지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데뷔 이후에도 제가 모르는 상황에서 일어난 여러 채무 관련 문제들로 아버지와 관계된 분들의 협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티파니는 결국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 판단, 아버지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티파니 영/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한소희도 어머니 탓에 곤경에 처했다. 지난해 한소희의 모친이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구속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소희의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는 "어머니가 벌인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한소희도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접한 뒤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한소희는 2022년에도 모친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한소희는 "어머니와 왕래가 잦지 않았던 터라 20살 이후 어머니의 채무 소식을 알게 됐다"며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의 딸이자 천륜이기에 자식 된 도리로 데뷔 전부터 힘닿는 곳까지 어머니의 빚을 변제해 드렸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해자의 자녀들을 언급했을 테다. 자녀들 역시 누군가의 눈물에서 비롯된 돈으로 호의호식했다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식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탓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자식이 부모를 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식이 그 일을 책임져야 할 이유도 없다. 게다가 피원하모니 기호의 어머니 사건은 결론이 나지도 않았다. 결론이 나길 기다렸다 판단해도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