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김희원, 이정재./ 사진=텐아시아DB
배우들도 감독하는 시대가 왔다. 하정우, 김희원, 이정재 등 연륜 있는 배우들이 연기자를 넘어 감독에 도전하고 있다. 성과는 제각각이다. 김희원, 이정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하정우가 만드는 영화는 연이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과보다는 배우가 연출에 대한 열정을 갖고 실천한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명가게' 포스터./ 사진제공=디즈니+
김희원은 디즈니+ 드라마 '조명가게'를 제작해 대박을 터트렸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월트디즈니코리아에 따르면 조명가게는 2024년 공개된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중 최다 시청 수(공개 후 12일 뒤 집계 기준)를 달성했다. 조명가게가 흥행에 성공한 후,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에 유통 중인 원작 조회수와 매출도 150배 이상 증가했다.
김희원은 조명가게를 통해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했다. 김희원은 서울예술대 연극과에서 연출을 전공했지만, 드라마나 영화 연출 경험은 없었다. 김희원이 조명가게를 맡을 수 있었던 데는 원작자 강풀의 영향이 컸다. 김희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풀이 '너는 연기를 잘하니, 배우들이 감독을 믿고 따르면서 연기할 수 있겠다'고 했다"며 감독이 된 비화를 전했다. 강풀과 드라마 '무빙'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김희원은 이제 감독이 돼 성공적으로 작품을 이끌었다.
사진=영화 '헌트' 포스터
이정재는 감독 데뷔작인 영화 '헌트'(2022)로 청룡영화상을 받았다. 영화 헌트에서 이정재는 감독만 한 게 아니라 직접 주인공 역도 맡아 열연했다. 이정재는 헌트로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신인감독상만 3개를 받으며 능력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헌트는 대종상 영화제 조명상, 황금촬영상 편집상 등 수상을 이어갔다. 헌트는 누적 관객 수 435만 명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하정우./ 사진=텐아시아DB
하정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정우는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등 영화 연출을 이어왔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허삼관은 누적 관객 수 95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 수에 한참 못 미쳤다.
하정우는 좌절하지 않고 연출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다.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가 오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하정우는 감독과 연기를 모두 맡았다. 하정우는 지난 5일 유튜브 '용타로'에서 "어렸을 때부터 감독이 꿈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것"이라고 감독을 하는 이유를 밝혔다. 과거엔 울었던 하정우지만 이번에는 미소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