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이 디즈니+ 시리즈 '트리거'를 통해 사회 고발에 나선다. 배우들은 소재는 진중하지만 전개는 유쾌하다고 '트리거'만의 차별점을 꼽았다.

8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 호텔 그랜드블룸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유선동 감독과 배우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이 참석했다.

'트리거'는 사회를 고발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트리거'는 극 중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하다.

유 감독은 "경찰도 검찰도 잡지 못하는 교묘하고 악질적인 빌런들을 카메라를 들고 찍어 세상에 알리고 보도하는 탐사보도팀 '트리거'에 대한 활기찬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트리거'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를 창작했다. 유 감독은 "에피소드 케이스는 작가님이 오랜 시간 작업하며 결정했다. 작가님이 모티브를 얻을 때 극적 요소를 고려하며 픽션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출자로서 대본을 받았을 때 집중했던 부분은, 이러한 케이스를 다룰 때 연출자의 시선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겠다는 점이었다. 자극적인 소재로 다뤄선 안 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촬영했다"고 강조했다.

김혜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 현장을 누비는 팀장 오소룡 역을 맡았다. 김혜수는 "이 작품을 처음 접했던 게 '슈룹' 촬영 후반이었다. 당시 접했던 작품들이 무게감 있는 작품이 많았다. '트리거'는 심각한 사회 이야기를 다루는데 톤앤매너가 유쾌했다. 뚜렷한 이야기와 메시지, 위트와 재치, 진정성과 통쾌함의 밸런스가 좋아서 선택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꽃대가리 팀장'이라는 별명이 있는 캐릭터에 대해 김혜수는 "프로페셔널한 탐사 보도 PD이자 팀장이다. 꽃 같은 세상을 꿈꾼다. 나쁜 놈들이 나쁜 짓을 못 하도록 나쁜 놈들부터 내가 먼저 구제하겠다는 재밌는 인물이다. 직업적 전문성과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오소룡이라는 사람의 직업적 내공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고민했다"며 "전반적인 위트와 진정성의 밸런스와 변주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작업하며 왜 김혜수가 최정상인 줄 알겠더라. 배우가 연주자라고 한다면, 내가 만난 최정상급 연주자였다"고 김혜수를 극찬했다.

실제로 MC 경험이 있는 김혜수는 "실제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짧지만 진행했던 게 도움은 됐다. MC 오소룡의 모습도 있지만 주된 모습은 PD, 팀장으로서 사건에서 팩트와 진실을 파헤친다. 실제 탐사 보도 하는 분들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 PD들에게도 많은 자문을 받았다. 실제 취재 현장에 가는 분들이 입는 옷을 빌려입기도 했다. 그 분들은 장기 출장을 대비해 미니 트렁크, 촬영 장비 등이 차에 구비해 놨더라. 그런 점을 드라마에 녹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난도 액션을 선보이고 있는 김혜수. 그는 "일상 액션이라 액션스쿨을 가진 않아도 됐다. 촬영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배우들이 다친다. 저는 그때 허벅지 근육 파열이 있었다. 정성일, 주종혁도 다 부상이 있었다. 평소에는 겁이 많고 몸 사리고 골골하다. 연차 그대로 느껴진다. 신기하게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들은 체력적으로도 막강해지는 것 같다. 신기하다. 이런 작품을 하면서 액션 경험하고 내가 다루지 않았던 몸을 쓰게 되는 작업이 아직까지는 꽤 즐겁다"며 웃었다. 정성일은 "(김혜수가) 저희 중에 체력이 제일 좋다"며 "이 중에 내가 제일 체력이 안 좋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애드리브로 만들어진 장면도 꽤 있다고. 김혜수는 "저는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애드리브를 잘 못 한다. 정성일, 주종혁은 대본을 숙지하고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하면서 효율적으로 하더라. 그러면서 저도 해보지 않았던 애드리브를 시도했다. 그런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성일은 낙하산 중고 신입 한도를 연기했다. 정성일은 "한도는 사회성이 제로다. 인류애도 별로 없다. 동물을 좋아한다. 원래는 드라마국에 있다가 원치 않게 '트리거'팀에 떨어진 중고 신입이다. 자신의 똘끼와 강단을 오소룡 팀장 덕에 알게 되는 성장형 캐릭터"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정성일은 이번 드라마에서 여러 도전을 했다고. 그는 "패러글라이딩도 처음 타보고 모든 게 처음 하는 거였다"며 쑥스러워 했다.

김혜수와 연기 호흡에 대해 정성일은 "최정상급 연주자 옆에서 저는 듣기만 하면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처음부터 좋았다. 긴장감이 없을 수가 없는데, 편하게 대해주셨다. 저도 잘 따라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 밖에서도 "(김혜수가) 다정하다"며 미소 지었다.

김혜수는 정성일의 첫인상이 "의외였다"고. 이어 "전작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그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처음 봤을 때 만화에 나올 법한 해사한 소년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 모습이 한도에도 투영된다. 진중하지만 유쾌한 배우다.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배우다. 대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유쾌하게 연기했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더라. 실제 반영된 부분도 많다. 가장 놀라운 건 배우가 가진 얼굴의 스펙트럼이 무궁무진하다. 내공이 있는 배우다. 작품을 보면 정성일이 놀라울 것"이라고 전했다.

주종혁은 계약직인 3년 차 조연출 강기호로 분했다. 유 감독은 강기호 역에 주종혁을 떠올렸다고. 주종혁은 자신의 캐스팅에 대해 "처음에 듣고 거짓말인 줄 알았다. 저를 떠올렸다는 게 말이 안 되더라. 감사했다"고 말했다.

선배들과 함께한 주종혁은 "막내로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해야겠다는 저만의 책임감이 있었다. 자기 전에 '내일은 어떤 에피소드로 사람들을 웃겨줄까' 고민했다"면서도 "그런데 정성일 선배가 막강했다. 제가 (분위기 메이커로서) 지분이 막강할 거라 예상했는데 저는 40% 정도였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나머지 현장 웃음 지분은 '김혜수가 30%, 정성일이 30%'였다고.

선배인 김혜수는 열정있는 주종혁의 면모를 칭찬했다. 김혜수는 주종혁에 대해 "선하고 순수하고 나이도 어린데, 연기할 때 사람들에게 진짜라고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성실한 실력파"라고 칭찬했다. 유 감독도 주종혁에 대해 "웃어도 페이소스가 느껴지고 우는 장면에서는 다같이 울게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극 중 한도와 신경전을 벌이는 강기호. 주종혁은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멋있다고 인정하는 내 자신이 싫더라. 저도 한도처럼 머리 자르면 안 되냐고 감독님에게 제안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정성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친형을 만난 느낌이었다. 같이 찍을 때 많이 물어봤다. 도움이 많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정성일은 "가르쳐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주종혁은 "스승님"이라며 웃었다. 주종혁은 "두 선배님 모두 저에겐 선생님이었고 관객으로서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며 감탄했다.

유 감독은 "사건과 감정을 빠르게 질주하는 드라마"라며 시청을 부탁했다. 주종혁은 "에피소드가 버라이어티하다. 인물들이 저희 셋과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며 "밥 먹으면서 보는 콘텐츠를 밥친구라고 한다더라. 2025년 첫 밥친구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트리거'는 오는 15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