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브로큰'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김진황 감독과 배우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가 참석했다.

김 감독은 "'브로큰'은 분노에 찬 민태의 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 명확한 성향을 가진 인물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작품 구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가 전체적으로 민태의 로드무비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며 "춘천을 중심으로 서울, 인천, 해남으로 촬영 장소가 구분돼 있다. 민태의 추적 과정에서 확실하고 명확한 이미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실제 장소에서 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동생의 죽음을 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민태는 누가 먹이를 가져다주길 기다리는 수사자 같았다. 동생의 죽음을 안 후에는 눈이 돌아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냥감만 향해 달려가는 야수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주요 액션 소품인 기역 파이프에 대한 설명도 더했다. 하정우는 "기역 파이프를 감독님이 제안해줬을 때 새롭고 참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이프는 민태에게 사연이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인물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보면 저 파이프를 가방에 넣고 다니고, 후반부에는 종이백에 갖고 다닌다. 그게 아이러니하고 독특한 설정이라 연기하는 입장에서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대학 시절 단편영화 제작비를 벌려고 배관설비 현장 일을 했다. 겨울 오전에 파이프를 재단하고 자르고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추워서 이 파이프로 맞으면 많이 아프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민태를 건설노동자로 설정하면서 제가 경험했던 배관설비를 맡겨보자고 생각했다"고 파이프를 액션 소품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하정우는 "현장에서 김 감독님이 이끄는 분위기와 캐스팅된 배우들과 앙상블로 연기하면서 휘발유 냄새가 나는 듯했다"며 "묘한 극적 끌림이 강한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한 신 한 신의 밀도와 집중력이 굉장했다. 오랜만에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남길은 하정우와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김남길은 "하정우는 워낙 유머러스한 형인데 이번 현장에서는 날 선 느낌을 많이 받았다. '브로큰'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며 "하정우의 팬이라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스타일링도 신중하게 했다. 그는 "머리 세팅을 덜해서 글 쓰는 데 몰입한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 쓰는 사람의 지적이고 부드러운 인상을 고민했다. 외적으로 눈이 날카롭고 광대가 도드라진다. 이를 감추기 위해 안경을 착용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혜화, 동'이란 영화에서 유다인을 처음 봤다. 대사 없이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장면에서 묘한 미스터리를 느꼈다. 언젠가 작업을 같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정만식 역시 "유다인은 떨림이 잘 전달되는 배우다. 문영과의 독대 장면에서 겁에 질린 그의 모습에서 떨림과 긴장감이 느껴졌다"며 공감했다.
유다인은 "선배님들이랑 같이 작품을 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저는 계속 도망만 다녀서 혼자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브로큰'에서 정만식은 노래를 불러 스태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그는 "술 한잔을 하고 젊었을 때 함께 조직 생활을 했던 친구들을 그리워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2000년대 초반 록 발라드 스타일의 노래로 황상준 음악감독이 작곡·작사를 했다"고 밝혔다.

차를 타고 민태의 추적에 동행하며 촬영 때 차에서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임성재는 "'언제 내릴까. 내 다리에 문제가 있나'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 '내릴 때가 따로 있다'고 해서 마음을 잡고 차에 있었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하정우 선배에 감사한 마음에 처음으로 손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임성재가 "귀여움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배우"라며 "많은 얼굴을 갖고 있고, 이를 적재적소에 자유자재로 표현해내는 것을 보면서 좋은 배우구나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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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은 "이 영화는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추적 스릴러 로드무비다. 개봉하면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만식은 "드시기 딱 좋게 숙성된 것 같다. 눈으로 많이 즐기시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브로큰'은 오는 2월 5일 개봉한다.
김자윤 텐아시아 기자 kj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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