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가 살인적인 스케줄 속 '대학가요제' 오디션 MC로 나섰다. 지난해 고정 프로그램만 21개에 연수입만 40억 이상으로 알려진 전현무는 몸은 힘들지만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0일 'TV조선 대학가요제'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행사에는 전현무, 김형석, 김현철, 윤상, 김태우, 하동균, 김이나, 임한별, 소유와 김동준 CP, 김영석 PD, 박원우 작가가 참석했다.

'대학가요제는' 장르,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전현무가 진행을 맡고, 김형석과 김현철, 윤상, 김태우, 하동균, 김이나, 임한별, 소유가 심사위원 군단을 완성했다.

김동준 CP는 "1980, 90년대에는 캠퍼스 문화가 있었다. 축제도 있고, 잔디밭에서 노래도 부르던. 2000년대가 되고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놀이 문화가 많이 바꼈다. 대학 문화도 바뀌고. 또 몇 년 전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수업도 하고, 동기들끼리 얼굴을 볼 수도 없었다. 1년 반 가까이 학교를 못 나가는 현상이 일어났다. 대학생이면 신선하고 참신한 이미지가 있는데, 이런 친구들의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려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현무는 "요즘 대학생들이 너무 애매해진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대학교가 낭만의 공간이 아니라 취업 직전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게 있더라. 대학생만 누릴 수 있는 낭만이 있을텐데 없어지는 것 같은 게 가슴 아팠다"며 "나도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대학생만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있겠다 싶었다. 보는 분들도 추억에 젖을 수 있을 것 같더라. 여러모로 좋은 기획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학가요제' MC에 섭외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전현무는 "트렌드를 놓칠 세라 인스타에 푹 빠져 살고 있다. 내가 MZ 호소인이다 보니 MZ 관련 프로그램은 다 들어온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들어오는 것 같다"며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섭외가 오지 않았나 싶다. 나는 낮은 연령대를 아직 선호한다. 늙어버릴까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TV만 틀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 전현무. 그는 "스케줄 되니까 나왔다"며 "오디션 프로그램을 '싱어게인' 빼고 다했다. 하다 보면 겹치는 것도 있어서 진행하다 해봤던 느낌이 들때도 있었는데 '대학가요제'는 느낌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비전공자도 있다 보니까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도 있고 풋풋한 무대도 있다. '싱어게인' 같은 괴물 탄생이 예고되는 무대도 있다. 상향 평준화된 오디션만 진행하다가 들쭉날쭉한 걸 보다 보니 재밌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충도 털어놨다. 전현무는 "새벽까지 집에 안 보내줘서 몸은 힘들고 짜증나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음이 있다. 새벽에 심사위원들 가고 나서 추가 촬영을 한다. 참가자들과 무대에서 만나서 이야기하는 건 한계가 있는데 추가 미션을 공지할 때 대면 접촉을 한다. 방송에는 안 나가지만 복학생 형같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때 많이 친해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김영석 PD는 "현존하는 PD라면 모두 전현무와 같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을 거다. 무조건 1순위였다"며 "프로그램을 워낙 많이 하기 때문에 스케줄 짜기가 힘들었는데, 전현무 씨가 조정을 잘 해줘서 고마웠다. 촬영이 새벽 4, 5시에 끝나는데 그때까지도 애들을 토닥여주면서 분위기를 밝게 해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했다"고 고마워했다.

심사위원에 임하는 소감도 말했다. 하동균은 "어릴 적 대학가요제를 나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나가지 못했다. 그게 한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그 자리에 심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았다"고 밝혔다. 김태우는 "내가 대학가요제 마지막 끝 세대다. 옛날 TV 속에서 봤던 대학가요제를 심사할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겨서 영광스러웠다. 훌륭한 분들과 한다는 이야기에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이나는 심사위원 중 거장 트리오가 있다며 "김현철, 윤상, 김형석을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니까. 그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김태우는 "거장 트리오 세 형님의 사담도 내보내면 시청률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형석은 "거장 트리오가 아니라 거추장 트리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소유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은 MR을 통해서 들을 수 있는데, 우리는 밴드 사운드를 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라며 "합격 버튼을 내가 가장 많이 안 드렸더라. 어린 친구들도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전공자들이다보니까 좀 더 날카롭게 한 것 같다. 그렇게 무서운 사람은 아니니 오해해주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김태우는 심사 기준에 대해 "많은 관객들에게 보일 수 있는 에너지, 스타성을 종합적으로 봤다. 나만 강조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비주얼도 많이 보고 있다. 내가 비주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라고 웃었다.

전현무는 "보통 젊은 친구들의 오디션이 화제성이 좋은데 시청률이 안 나온다. '대학가요제' 제작진이 스마트한 게, 선곡 자체가 '미스터트롯' 시청층과도 겹친다. 요즘 대학생들이 내가 어릴 때의 노래를 어떻게 알지 싶더라.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대학가요제'는 10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