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인터뷰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이창희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공개 후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상 논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9일 공개된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꼬마비 작가의 동명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살인자ㅇ난감'은 등장 인물 중 한 명인 형정국 회장이 이재명을 연상하게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형 회장이 수감소에서 먹는 메뉴가 초밥인데, 이는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을 당시 집으로 배달했던 음식이었고, 죄수복 왼쪽에 새겨진 죄수번호 4421은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가 챙긴 수익 4421억원과 일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지난 12일 "사실무근"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관련 내용을 접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형정국 회장의 죄수 번호도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니다”라며 “특정 인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초밥에 대해서도 "우리 작품은 캐릭터들을 먹는 것들로 보여준다. 바쁜 경찰들은 컵라면, 용재는 김밥, 쫓기는 이탕은 삼각김밥, 핸드폰 사장이 물건 팔 때는 뒤에 먹던 음식이 있다. 환불하러 올때는 밥을 먹고 있다. 도덕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쓰인 건데 확대 해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과 비슷한 외모의 배우를 캐스팅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리 작품에 나오는 배우만 150명이다. 연기력만 가지고 캐스팅을 하는데, 닮은 분을 찾을 수 있겠나. 캐스팅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특정 정치인을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렇게 보려고 하니 그렇게 본 것 같다. 경동맥도 우리는 3월에 촬영이 이미 끝났고, 8월에 넷플릭스에 편집본을 넘겼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창희 감독은 "일이 점점 커지다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많은 관심 가져주는 거 아닌가 고맙기도 하다"며 "진짜 '넷플릭스ㅇ난감'이다. 배우들도 황당해한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명백하게 아니니까"라고 못 박았다.

이어 "우리는 단역 배우들 같은 경우 클로즈업이 없다. 사이즈를 대부분 넓게 찍었다. 보드게임카페 동아리 선배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 매칭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바스트샷이 있었다. 5부에 나오는 몰래카메라 장면도 어설프게 보여주면 오히려 더 야할 것 같았다.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살인 미화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4부에서 이탕이 자기의 운명을 받아드리는 장면에서 연출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살인을 해야만 해야겠구나 받아들이는 이탕의 모습은 미화보다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다. 실제에서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지만 영화 안에서 보는 것만으로 쾌락을 느끼면 어떨까 싶었다. 미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서만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헀다.

이어 "우식 씨가 벌크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안되는 몸 이더라. 근육은 좀 붙었는데 옷을 입으면 태가 안났다"고 말했다. 운동하던 근육질 팔이 대역이었냐고 묻자 이창희 감독은 "대역 아니다. 본인 팔이다"라고 강조하며 "이 자리를 빌어 최우식 씨한테 사과 드린다"고 했다.
'살인자ㅇ난감'에서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았던 손석구 아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은 "나는 영화적 허용을 싫어한다. 손석구 아역 얼굴은 CG다. 과거 장면들이 대사가 없는 이유가 그거다. 아역배우가 대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역 나이대 배우가 연기를 하고, 얼굴은 손석구 어린 사진들을 수집해서 CG 기술을 넣은 거다. 어린 시절 사진이 많이 없어서 이미지 모델링을 그리기도 했다. 이 부분에 돈을 많이 들였다. 제작자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할 정도였지만, 리얼리티를 위해 했다"고 덧붙였다. 경아(임세주 분)의 성형 전 얼굴도 다른 배우가 아니라 CG 작업 거친 것이라고 했다.
공개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한 '살인자ㅇ난감'. 시즌2를 기대해도 되냐고 묻자 이창희 감독은 단호하게 말했다.
"시즌 2요? 전혀 생각 해보지 않았어요. 아이디어도 없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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