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여정우가 남하늘의 집 옥탑방으로 이사 왔다. 의문의 의료사고로 백억원 대 소송 중인 그에게 이젠 돈과 명예도, 가족과 친구도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그나마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형인 민경민(오동민 분)의 도움으로 얻은 집이 하필 남하늘네서 세놓은 옥탑이었던 것. 14년 전 원수 중의 ‘상원수’였던 그와 이웃사촌이 될 수는 없다며 당장 나가야겠다고 했지만, 현재 여정우의 처지처럼 현실은 마음처럼 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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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하늘은 우울증과 번아웃 진단에도 ‘괜찮다’라며 스스로 최면을 걸고 일에 몰두했다. 그만큼 김교수(오륭 분)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도 심해졌다. 심지어 자신이 벌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VIP의 컴플레인에 대신 무릎을 꿇으라고 지시했다. 결국 남하늘은 마음에 깊숙이 쌓아온 울분을 터뜨리며 의사 가운을 벗어 던지고 나왔다. 딸이 병원을 관둔 사실에 공월선(장혜진 분)은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고, 남하늘은 되려 그런 반응을 서운해하며 우울증 사실을 고백했다.
우연히 대화를 듣게 된 여정우는 남하늘을 위로하고 싶었다. 집 앞을 서성이는 그를 붙잡고 술 한잔을 제안했다. 그런데 하필 우연히 들른 가게가 고등학교 동창회 장소였다. 두 사람은 원치 않은 불편한 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자연스레 대화 주제는 여정우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의 실패와 추락은 동창들 사이에 가벼운 안줏거리였다. 여정우는 한때 절친했던 김무근(박원호 분), 손찬영(강상준 분)에게도 배신감을 토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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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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