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차진우는 정모은이 보내준 사진 속 주소로 향했다. 어릴 적부터 간절히 찾고 싶었던 집, 거기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정모은의 미소는 그를 벅차오르게 했다. 모친 고우희(차미경 역)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된 차진우는 특별한 인연에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병세가 더 나빠지시는 건 아닐지, 나를 보는 다른 가족분들의 마음이 어떨지도 걱정이 되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라며 망설였다.
ADVERTISEMENT
차진우와 정모은은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애썼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는 순간에도 이들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대화 없는 노력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갈등을 키울 뿐이었다. 뒤늦게라도 그와 이야기를 해보고자 했던 차진우. 그 순간 여느 때처럼 꺼내든 휴대폰 속 음성 문자 변환 애플리케이션에 "답답해"라는 정모은의 혼잣말이 떠올랐고, 결국 차진우는 관계를 끝내야 할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다.
이별은 짧고도 애틋했다. 차진우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용기가 없을 때 나에게 먼저 다가와줘서 고마워요. 사실은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하게 될 것 같았는데"라며 그동안 전하지 못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당신을 서운하게 한 점이 있었다면 그건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부족한 부분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일 거예요. 그렇게 여전히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당신 덕분에 앞으로의 시간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마치 스스로를 향한 다짐을 하듯 말을 이어갔다. 정모은은 눈물과 함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헤어짐을 부정하려고 했지만, 결국 차진우는 "지금까지 노력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헤어져요"라며 뒤돌아섰다.
ADVERTISEMENT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