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방송은 7인의 악인들이 탄생한 ‘그날’로 서막을 열었다. 지옥 같은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광기는 섬뜩했다. 잔혹한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은 7명의 사람들. “우리 7명이 최후의 승자”라면서 스스로를 지켰을 뿐이라고 ‘그날’의 끔찍했던 생존을 정당화하는 이들 얼굴엔 살았다는 안도감과 왠지 모를 공포가 뒤엉켜있었다. 그리고 모든 비극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ADVERTISEMENT
방다미에게 접근한 자는 금라희뿐만이 아니었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명주여고 아이돌 한모네(이유비 분)가 전학생 방다미에게 관심을 보인 것. 부정행위를 고발한 사건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방다미를 도와주는가 하면, 친구가 되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절친이 된 두 사람에게 찾아온 반전은 충격이었다. 모든 건 한모네의 계략이었다. 자신과 같은 단발머리로 자르게 한 것도, 우정의 증표로 선물했던 ‘방울모자’도 모두 속셈이 있었다. 천사 같은 얼굴로 달콤한 손을 내민 한모네는 방다미에게 독이었다. 자신과 닮은 대타가 필요했던 것. 한모네는 방다미의 명찰을 달고 다니며 무슨 일을 벌이고 있었다.
위기는 금방 찾아왔다. 체리 엔터테인먼트 대표 양진모(윤종훈 분)에게 배신당했던 민도혁(이준 분)이 한모네가 떨어트린 방다미의 명찰만 보고 학교를 찾은 것. 민도혁은 방다미에게 지난밤 호텔에 누구랑 있었냐고 추궁했다. 영문을 알 리 없는 방다미는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민도혁의 등장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혔고, 방다미는 이상한 소문에 휩싸였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영상을 찍는 한모네의 행보는 의구심을 더했다.
ADVERTISEMENT
이후 방다미에게 남은 건 냉혹한 현실이었다. 빗속에서 울지 않는 아이를 안고 한모네를 기다리고 있었던 방다미. 한모네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일체 아는 척하지 말라며 매몰차게 돌아섰다. 뒤늦게 집으로 돌아갔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자리를 뜬 상황. 투자금 유치에 실패한 금라희는 방다미를 내쳤다. “한번은 실수할 수 있어. 두 번은 용납 못 해”라면서 악담을 쏟아내던 금라희는 어떻게든 할아버지의 마음을 돌리라고 다그쳤다. 빗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방다미의 위태로운 모습은 비극의 서막을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