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의 익숙한 캐릭터들
그 시절, 우리가 봤던 남주와 여주
사랑 그리는 방식 변했는데…'킹더랜드' 재벌남·캔디녀 로맨스 통할까
그 시절, 우리가 봤던 남주와 여주
사랑 그리는 방식 변했는데…'킹더랜드' 재벌남·캔디녀 로맨스 통할까

지난 17일 첫 방송된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 분)과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 천사랑(임윤아 분)이 호텔리어들이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물. 전작인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왕위에 오르는 왕세자 이산 역을 연기했던 이준호는 '킹더랜드'에서 싸가지 없고 안하무인의 재벌가 남주 구원 역을 맡았다. 임윤아가 연기한 천사랑은 호텔리어를 지망하는, 언제나 밝은 미소를 잊지 않는 캐릭터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전성기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은 "길라임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라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고, 좋아하는 감정을 역질문하던 '상속자들'의 이민호는 "나 너 좋아하냐"고 물었다. '주군의 태양'의 소지섭은 무뚝뚝하게 툴툴거리면서도 해사한 여주에게 빠져들었고, 후발주자 '김비서는 왜 그럴까'의 박서준은 나르시스트에 자기중심적이지만 자신의 여자에게만은 스윗한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운명적으로 끌리는 만남 설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과 함께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주체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여성들로 바뀌었다. 그래선지 정석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은 점차 사라지고 장르와 결합한 로맨스물이 등장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판타지와 로맨스를 결합했고, '우리들의 블루스'는 휴먼 드라마와 로맨스를 섞었으며, '종이달'은 서스펜스와 로맨스를 연결했다.

'킹더랜드'는 어떨까. 아직 2화까지 밖에 방영하지는 않았지만, 공식 포스터의 카피라이트 문구에서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살짝 엿볼 수 있다.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와 웃어야만 하는 여자. 이준호가 맡은 구원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드러나는 구원 서사다.
2023년에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로맨스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판타지를 그린 우리가 봐왔던 사랑 이야기일까. ‘킹더랜드’는 어쩌면 우리에게 익숙한 관계성으로 출발했다. 구원과 천사랑이 그리는 사랑의 형태가 어떤지 아직은 짐작할 수 없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으로 보고 싶은 사랑은 어떤 형태인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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