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임창정은 '1조 달성 파티'에 참석한 데 이어 투자자 행사에도 참석했다. 보도된 영상에서 임창정은 "이번 달이 12월인데 2022년 12월 31일 이전에 제가 번 모든 돈을 쟤한테 다 준다. 제가 30년 정도를 잘 살았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잘 살았지 않냐"라고 말한다. 여기서 '쟤'는 투자자문사 라덕연 대표. 영상 속 행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라 대표의 VIP 투자자들이 모인 전남 여수의 한 골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참석자는 임창정이 청중들에게 라 대표에게 투자금을 더 넣자고 부추기듯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창정 측은 이에 대해 "투자를 부추긴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임창정은 자신과 아내 서하얀 씨의 신분증까지 맡겨 대리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한때 58억 원까지 투자금은 불어났으나 임창정은 현재 1억 8900만 원만 남았다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창정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누구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힌 일 없고 잘못된 이득을 취한 적 또한 없다. 저의 무지함은 꾸짖으시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로 비난하진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8개 종목이 폭락하며 약 8조 원이 증발한 이번 주가 폭락 사태가 뒤늦게 이상 징후가 발견된 건 주가 상승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꾸준히 올라간 주식이 갑작스레 하한가를 기록한 것. 주가조작은 조작 세력과 실제 투자자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주가조작 책임을 입증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사태의 경우 장기간 걸쳐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임창정은 한 걸음 물러선 거리에서 자신은 이번 사태와는 관련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은 손해를 봤고 주식 투자 경험이 거의 없던 탓에 주식 거래 방법을 몰랐던 것이라는 '도덕적 잘못'을 부각하고 있다. 법적 책임은 피하면서도 유명인으로서 도덕성은 챙기려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때 넌지시 활동을 이어가도 문제가 없을 만큼의 '여지'를 계속해서 두고 있다.
"사건의 진위여부와 법적 이슈를 떠나 사회적인 파장이 크게 일어난 점에서, 공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임창정. 책임감을 운운하며 이번 사태에서 빠져나올 '각'을 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꺼림칙하다. 임창정이 자신의 주장대로 주가조작의 피해자인지는 금융당국과 검찰수사를 통해 판가름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되지 않더라도,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미지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줬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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