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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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방송 예정인 '달까지 가자' 티저 영상이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21일 MBC가 입장을 밝히고 영상을 사제했다.

21일 오전 MBC 측은 텐아시아에 "본 드라마의 스토리가 제과 회사를 배경으로 한 점에 착안하여, 1980~90년대의 유명 아이스크림 광고를 패러디해 제작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타 문화권에 대한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현재 해당 영상은 모두 삭제했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함을 기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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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달까지 가자'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9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선보인 해당 영상에는 주연 배우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 김영대가 아라비아풍 의상을 입고 등장해, 1980~1990년대에 유행했던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광고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해당 광고를 패러디한 설정으로 보였지만,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중동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이어졌고, 논란은 빠르게 확산했다.

문제의 장면에서는 "이상하게 생겼네~"라는 익숙한 광고 음악에 맞춰 배우들이 흐느적거리며 춤을 춘다. 김영대는 과장된 몸짓으로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해당 장면은 광고가 유행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무례한 표현이라는 지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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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저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이를 접한 다수의 아랍권 시청자는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조롱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드라마에서 기모노를 입고 갓을 쓴 채 전족을 한 인물이 춤을 춘다면 어떤 기분이겠느냐"는 비유가 회자하며 문화 감수성 부족을 꼬집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해당 영상은 단순한 유머 코드로 제작됐을 수 있지만, 문화적 상대성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국내 시청자들 역시 "이런 콘셉트가 여러 단계를 거쳐 제작되고 공개되기까지 누구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건 제작진의 감수성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MBC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영상 삭제와 함께 "문화적 고려가 부족했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더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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