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웅남이' 박성광 감독 인터뷰

개그맨 박성광이 영화 '웅남이'를 통해 마음 한편에 숨겨둔 꿈을 펼쳤다. 자기보다 한 발짝 먼저 나서 영화감독에 도전했던 이경규, 심형래라는 선배가 있었기에 박성광 역시 그 자리에 있다. 웃음은 영원할 거라는 박성광은 죽을 때까지 개그맨이고 싶다고 했다.

박성광은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 연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연기 학원도 다녔다. 연극 영화과 시험을 봤는데 연기로는 다 떨어졌다. 나는 안 되나 보다 싶어서 재수를 해볼까 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영화나 연극을 좋아한다면 남을 빛나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들어갔더니 끼는 못 숨기더라. 그 안에서도 튀고 재밌게 하다 보니 개그 동아리를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초 단편영화이긴 하지만, 박성광은 권유로 2011년 '욕'을 연출했다. 그는 "초 단편영화제가 있는데 도전하는데 어렵지 않다고 하더라. 거기에 꽂혀서 바로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렇게 첫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 난 부족한데 상영하는 곳에 영화가 걸렸고, 사람들이 보면서 웃더라. 내가 연기한 걸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연출한 걸 보고 웃더라. 그 모습을 보고 공부 열심히 해서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성광은 "그러던 어느 날 영화제에서 만났다. 아무렇지 않게 자기 딸과 '사진 좀 찍어줘요'라고 하더라. 당황하기도 했었다. 한참 힘들었다. 내가 주제넘게 욕심을 부렸구나 내려놓는 순간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다. '웅남이'라는 대본이 있는데 보러 오실 수 있냐고 하더라. 갔더니 대본이 괜찮더라. '저한테 제안을 주신다면 액션 코미디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게 각색을 맡겨주셨고, 저는 박성웅 선배님을 생각하면서 코미디 액션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이 계셔서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좋은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할 기회가 있다면 '선배님들이 닦은 길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선배님들이 시작하셨기에 제가 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헤아릴 수 없지만 느끼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로 선배님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이경규 선배님이 실패한 것도 영향을 받았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자기 돈 들여서 하면 안 된다는 것, 투자받는 게 목표라는 걸 전해 들었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첫 상엽 영화 연출이기에 아쉬운 점도 많다. 박성광은 "초보 감독이다 보니까 저의 연출력이 부족했다는 게 느껴진다. 미장센이나 감정적인 부분을 무빙이든 컷이든 머릿속에 잘 그리고 현장에 갔어야 했는데 감정 전달하는 게 부족했다. 의상도 그렇고 여러 가지 부분에서 눈에 밟히는 게 많다고 느껴졌다. 항상 아쉬움의 연속이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잘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신이 나에게 능력을 주신다면 편집될 거 아니까 2시간 50분 동안 안 만들고 나갈 수 있는 것만 찍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성광은 "저의 목표는 '웅남이' 개봉까지였다. 개봉 이후의 목표는 아직이다. 예전에는 목표를 길게 잡았는데 40대가 넘어가서는 멀리 보지 말고 조금씩 하나씩 스텝 바이 스텝을 할 생각이다. 관대하게 보자면 많은 사람에게 '그래도 개그맨 감독으로서 괜찮은 감독'이었다는 평가받고 싶다. 인생 영화가 뭐냐고 물어봤을 때 몇 분한테는 제 영화가 인생 영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생 영화를 한 번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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