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우영우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체포된 방구뽕의 변호를 맡았다. 자칭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는 방구뽕은 무진학원 버스를 탈취해 그 안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들을 근처 야산으로 데려갔다가 체포됐다. 그는 “어린이는 웃지만, 어른은 화를 내는 이름을 갖고, 그 이름에 걸맞게 사는 것, 그것이 내가 하려는 혁명”이라며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구속 영장 실질 심사에서 우영우는 방구뽕이 구속 재판을 받지 않도록 도왔지만, 방구뽕은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는 신념을 굽히지 않아 결국 구속 재판을 받게 됐다. 그는 사실 무진학원 최성숙 원장의 아들이었다. 최성숙 원장은 남편과 사별한 후 아들 셋을 전부 서울대에 보낸 엄마로, 학구열에 불타는 학부모들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 방구뽕의 기행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최성숙은 아들의 교도소 수감만은 막아 달라며 한바다에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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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공판에서 한바다 측 증인인 정신과 의사는 방구뽕을 과대형 망상 장애 환자라는 소견을 밝혔다. 그러나 우영우는 “피고인이 망상 장애 환자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그건 피고인의 감형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어린이 해방에 대한 피고인의 사상은 욕되게 한다. 저는 피고인의 변호인으로서, 피고인의 사상 그 자체를 변호하려고 한다”라는 돌발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방구뽕은 최후 진술을 하는 날, 어린이 해방군들을 재판에 불러 주기를 요청했다.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으로서 처벌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단 한 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방구뽕은 신념에 대한 대가를 마지막까지 피하지 않았다.
정명석(강기영 분)과 우영우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묘수를 던졌다. 서울대 출신과 변호사 직업을 내세워 법정 견학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학부모들의 흥미를 끄는데 성공했고, 아이들이 방구뽕의 최후 변론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 것. 방구뽕의 최후 진술은 어린이 해방선언문이었다. 방구뽕은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나중은 늦다. 불안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찾기에는 너무 늦다”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법정에 울려 퍼진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건강해야, 행복해야 한다”는 아이들의 해방선언문은 재판에 참석한 학부모들과 배심원들까지 술렁이게 했다. “애들아~놀자!”라고 외치는 방구뽕의 붉어진 눈시울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아이들의 외침 속, 등지느러미가 휜 범고래가 법정 밖으로 유유히 헤엄쳐 나가는 모습은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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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0회는 오늘(28일) 밤 9시 ENA채널에서 방송되며, seezn(시즌)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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