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연중 라이브' 코너 '차트를 달리는 여자'에서는 잘나가는 배우들의 무명 시절에 대해 재조명했다.
이날 대망의 1위는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의 몫이었다. 오영수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 데뷔 58년 만에 월드 스타가 됐다. 오영수는 1967년 극단 광장에 입단해 약 200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1993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을 받은 연극계의 원로배우다. 드라마, 영화에 조연으로만 출연했기에 대중적인 인지도는 다소 낮은 편이었으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스님 전문 배우로 거듭났다. 이후 세계의 관심 속에서도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3위의 주인공은 이보영이었다. 이보영은 대학 졸업반 시절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고자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취직이 잘 된다는 말을 듣고 미스코리아에 도전해 본선에 진출했지만 쟁쟁했던 경쟁자들 탓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하지만 연예 관계자들의 눈에 들어 배우로 시작했다. 단역에서부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시청률 견인차를 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4위는 천의 얼굴 지성이었다. 지성은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했다. 그는 114에 전화를 걸어 제작사 번호를 얻은 뒤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캐스팅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뒤 '올인'에 합류하게 됐다. '올인'으로 이병헌, 송혜교와 함께하며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연기에 대한 진심으로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6위는 라미란이었다. 라미란은 데뷔 22년 만에 무명 배우에서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대학 졸업 후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던 라미란이다. 1년 연봉이 20만 원에 그쳤던 그녀는 생활고에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했다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단역, 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충무로 신스틸러로 불렸다. 그러던 중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쌍문동 치타 여사를 연기하게 돼 오랜 무명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영화 '정직한 후보'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7위는 김남길이었다. 김남길은 무명 시절 현빈의 친구로 두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2019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만큼, 대상과 잘 어울리는 배우로 등극했다. 진지, 코믹, 액션, 멜로까지 장르가 곧 김남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긴 무명 기간이 있었다. 김남길은 2003년 공채 탤런트로 합격했으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고. 이후 많은 배역은 모두 이름 없는 단역뿐이었다.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이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더니 2008년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부터 본명으로 활동했다. 그다음 해 드라마 '선덕여왕' 속 인생 캐릭터 비담을 만나 빛을 보게 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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