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아이돌 경연의 막을 올린 '킹덤'은 1회 만에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킹덤'에 출연하는 팀은 비투비, 아이콘, SF9, 더보이즈,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6팀이다. 그런데 1차 경연에서 6팀 중 일부 팀에만 고가의 무대 세트와 소품이 마련되면서 차별을 받게 된 소속사들이 현장에서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차 경연은 2주에 걸쳐 공개됐다. 어느 팀이라고 딱 짚지 않아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무대로 인해 어떤 아이돌이 이득을 봤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누구의 팬도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선 볼거리가 풍성한 K팝 잔치라 세트의 퀄리티는 그리 신경을 쓸 부분이 아니지만, '킹덤'은 순위가 매겨지는 경쟁. 1차 경연은 불공평한 조건 속 경연이었다.
하지만 이 불공평한 경연에서 억울함 없이 제 실력을 뽐낸 팀이 있었으니, 바로 비투비였다.

시각적 퍼포먼스가 중요한 킹덤이었지만, 비투비는 상관하지 않고 장점이자 강점인 보컬퍼포먼스를 내세웠다.
이들은 "부담감이 있지만 퍼포먼스 위주가 아닌 라이브가 강조된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 보는 분들도 색다르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10년 차 비투비의 저력을 보여 드릴 것"이라며 화려함 속 편안함과 안정감으로 승부를 봤다. 라이브를 고집하는 팀답게 대면식과 1차 경연 모두 라이브로 공연을 펼쳤다. 6팀 중 100% 라이브로 무대를 꾸민 건 비투비가 유일했다.

1차 경연에서는 '그리워하다'를 퓨전 국악 버전으로 편곡했다. 이 곡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 비투비는 괴로워하는 남자의 감정을 살리기 위해 국악으로 편곡해 처연한 느낌을 줬고, 겨울나무와 하늘거리는 천 등의 소품과 하얀 의상의 댄서들, 이민혁의 검술 퍼포먼스를 추가해 드라마 구성을 취했다.

비투비의 공연을 숫자로만 판단해선 안된다. '노래하는 희열'이 있어 라이브를 고수하는 비투비는 노래를 듣는 대중에게도 희열을 준다. 비투비의 '그리워하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비투비라는 팀이 10년 동안 어떤 음악을 해왔고, 어떤 무대를 보여줬는지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한 번에 표현했다. 때문에 비투비가 준 감동과 여운은 수치화할 수 없다.
'킹덤'은 세트로 승부를 보는 경연이 아니라 라이브와 춤으로 실력을 겨루는 경쟁이다. 화려한 무대 장치로 퍼포먼스를 돋보이게 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좋은 노래와 퍼포먼스가 완벽하게 이뤄진 공연이다.
이제 겨우 1차 경연을 끝냈다. 무대 제작비의 상한선까지 없앴으니 세트의 수준은 비슷해질 테고 이젠 진짜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경연이 될 것. 한 번의 공연으로 음악성과 팀 색깔, 실력까지 보여준 비투비이기에 남은 경연이 가장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다.
'내 왕관은 내가 만들어 쓰겠다'는 것 같은 비투비. 비투비가 어떤 공연으로 K팝 팬들을 흔들지, 최후의 승자가 돼 왕좌에 앉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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