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문제 다룬 영화 '고백'
박하선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우리 사회, 속상해"
"출산 후 첫 촬영작, 모든 걸 쏟아부어"
"엘리트 역할도 해보고파"
박하선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우리 사회, 속상해"
"출산 후 첫 촬영작, 모든 걸 쏟아부어"
"엘리트 역할도 해보고파"

"'미쓰백'이나 '어린 의뢰인'처럼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그동안 나왔다는 건 이런 이슈에 계속해서 관심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최근 정인이 사건이 터지고 매일매일 기사가 포털 메인에 걸려있는 걸 보니 바뀐 게 없나 싶어서 또 다시 무기력해졌죠. 그래도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눈여겨보고 있기에 메인을 장식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마음이 복잡하네요."
'고백'은 박하선이 출산, 육아 등으로 4년 공백기를 가진 후 처음 찍은 작품이었다.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방영은 먼저였지만 촬영은 '고백'이 앞섰다. 박하선은 "굶다가 연기를 해서인지 찍을 때 모든 걸 쏟아 부은 느낌이라 '역대급 연기 나오겠다' 했는데 스크린으로 다시 보니 역시 부족함이 많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작품이었어요. 일이 고플 때 들어온 작품이라 그 자체로도 감사했죠. 저예산 작품이라 엎어질 뻔 한 적도 있었는데 하고 싶어서 많이 기다렸어요. 이 작품 제안을 받았을 당시 저는 집에서 아이만 보다 보니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어요. 복귀할 수 있을까 싶었죠. 감독님이 첫 미팅 때 제가 아이를 낳은 경험이 없었다면 찾지 않았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이 엄마인 제가 아이에 대한 감정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눈물이 났죠."

"어쩌다보니 그렇게 하게 됐는데 들어오는 작품의 결이 달라지기도 했어요. 더 공감되는 게 이런 작품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젋은데 이런 경험이 있는 여배우가 많지 않아서 저를 좀 더 찾아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연기 스펙트럼이 좁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 오히려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저도 대작 하고 싶죠. 하고 싶은데 들어와야 하지 않겠어요? 하하. 작품을 볼 때 재미가 첫 번째에요. 혹은 메시지가 있어서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드는 거요. 예전에 '영도다리'라는 독립영화를 제가 너무 힘들게 찍어서 당시 회사에서 이후에는 시키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번에 단막극도 사실 안 하려다가 자꾸 생각났어요. 다른 사람이 하면 어떡하지,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은데 싶었어요. 촬영이 힘들기도 했지만 재밌었어요."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 이어 '며느라기'까지 출산 후 출연작마다 연이어 흥행시킨 박하선. 쉼 없는 행보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박하선이기에 자부심도 있을 법하다.
"재작년에 힘든 일이 겹쳐서 왔어요. 동생도 세상을 떠났고 14년 동안 키운 반려견도 하늘나라로 갔죠. 아이도 다쳐서 한 달 정도 입원했어요. 일을 못할 정도로 힘들었죠. 그 즈음에 '첫 번째 아이'라는 독립영화를 찍었는데 촬영이 저를 다독여줬어요. 쉬지 않고 들어오는 대로 일을 했고 그러면서 안 좋은 기억들은 떨치고 다시 밝아진 것 같아요. 지금의 성과들은 이런 저에 대한 보상 같기도 해요. 사실 무섭기도 해서 당분간 얌전히 연기만 해야겠다 싶어요. 호사다마라고 하잖아요. 한 방에 갈지도 몰라요. 하하."

"예전엔 대본대로 하면서 얼마나 극대화시키냐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요즘은 그 정답은 나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르게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요. 요즘의 연기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게 트렌드인데 저는 너무 연기 같은 연기를 해온거죠.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본을 읊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암기가 아닌 연기가 나오더라고요. 사실 작품들이라는 게 다 '이야기'니까 어떻게 보면 거짓말이잖아요. 예전엔 그런 '이야기'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연습량을 늘리니 인물과 동화될 때도 있어요. 알던 대본도 볼수록 새롭게 느껴져요."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인물이 있느냐고 하자 박하선은 "의사, 검사, 변호사 같은 역할을 한 번도 못해봤다. 어리바리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의외로 똑똑하다"고 어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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