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3년 동안 방송된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의 의미를 넘어선다.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무한도전'은 2018년 3월 31일까지 이어지며 한국의 예능 역사를 뒤바꿨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 남자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라는 프로그램 소개 문구처럼 '무한도전'은 늘 신선하면서도 드라마, 다큐멘터리, 음악, 스포츠 등 영역을 넘나드는 유쾌한 도전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중에는 예능계를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파급력이 커졌다.

'무한도전'은 때로 예능을 넘어 사회적인 기획을 제작하기도 했다. 조정, 레슬링, 스포츠댄스 등을 다룬 비인기 스포츠 특집, 역사를 주제로 힙합곡을 만드는 역사 특집,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택 2014' 등 공익적인 콘텐츠도 큰 호평을 얻었다. 특히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광복절 특집 '배달의 무도'의 경우 일본 군함도의 진실을 공개해 박수를 받았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국민의원' 편도 민주 시민 의식 형성에 무척 유익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높은 인기에 따른 제작진의 부담감, 멤버들의 피로도 누적, 아이템 고갈, 일부 멤버 교체에 따른 잡음, 까다로워진 시청자의 눈높이 등으로 고민이 깊어진 '무한도전'은 2018년 3월 31일 종영이라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13년 만의 이별이자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결단이었다.

'무한도전'이 13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건강한 웃음과 감동 덕분이었다. 좌충우돌하는 멤버들의 이야기는 일상의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웃음을, 때로는 따뜻한 시선과 잔잔한 감동을, 때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풍자하며 세월의 버팀목이 되어줬다.
앞으로도 '무한도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13년이나 정상에 선다는 것은 단순히 인기가 많다고 이룰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놀라운 아이디어, 개성 넘치는 멤버, 능력 있는 제작진, 이를 직조하는 PD,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시스템, 열성적인 팬들의 결속력 등의 조합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종영 이후에도 '무한도전 시즌2'의 제작 요구는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지난해 3월 31일 '무한도전'은 종영 1주년을 맞아 공식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팬들을 만났다. 현장에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조세호, 양세형, 황광희가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유재석은 “시청자분들이 우리를 기다려준다면 꼭 돌아가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이 종영을 선택한 것은 시청률보다 프로그램의 질과 시청자에 대한 신뢰를 먼저 생각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김태호 PD와 원년멤버 대다수가 참가하는 형태의 시즌2를 만들기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웃음기를 잃은 지금 '무한도전'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2년이 지났어도 시즌2에 대한 팬들의 바람 역시 시들지 않는 모습이다. 종영 2주년을 맞아 더 많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한도전'이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길 바라는 것은 그저 무한욕심일까."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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