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라이브

10~30대 여성이 대부분인 유럽 팬들 역시 한국이나 일본처럼 조직적인 응원법이나 열광적인 호응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KBS OST ‘찾았다’가 흘러나오자 “사랑해 널 사랑해” 등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아쉽게도 다음 곡이 마지막”이라는 김재중의 멘트에 “안 돼! 안 돼!”라고 외치며 아쉬움을 표했다. 50유로에서 100유로(한화 약 8만~16만 원)에 이르는 이 날 공연의 티켓은 3천 장 이상이 팔렸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JYJ의 사진을 클릭하고 노래를 찾아 듣다가 팬이 되었다는 차로(18세)와 타마라(24세) 자매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 달 동안 스페인의 여러 도시를 돌며 JYJ의 콘서트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24세의 학생 커플인 호세와 마리아는 “사귀는 4년 내내 동방신기의 팬이었다. 데이트 할 때는 JYJ의 음악을 같이 듣고 요즘은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이 너무 재미있었고 (재중이 출연한) SBS 도 다운로드받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로 “사랑해”라고 새긴 액자를 만들어 와 JYJ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팬들도 있었다. 공연장을 찾은 유럽 팬 대부분은 “JYJ의 노래와 춤이 멋지고 그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특히 K-pop은 스페인 음악보다 춤추기에 더 좋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 동방신기의 ‘미로틱’을 통해 다섯 명의 팬이 된 이들 중 다수는 지금도 동방신기와 JYJ를 함께 응원하고 있었으며 빅뱅, 비, 비스트 등 댄스 가수들은 물론 휘성, 박효신, 클래지콰이 등 다양한 한국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복 전에 필요한 것은 정착

28일 열린 JYJ와 스페인 언론사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 Hearst Sociedad y Corazon >의 마리아 호세 기자는 “지금 이 상황이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다. 나도 JYJ를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젊은이들이 그동안 생소하게 느꼈던 아시아 문화를 알아가면서 K-pop의 인지도와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Asian Club >의 마리 까르멘 기자 역시 “과거에 유럽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한국에 대한 기사는 북한 핵과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K-pop이 유행하고 기사도 늘어나면서 젊은이들 스스로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즉 ‘정복’보다 앞서야 할 것은 ‘정착’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JYJ의 행보는 지금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수많은 한국 가수들 중 작지만, 유의미한 또 다른 한 걸음이다. 그들은 오는 11월 6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두번째 유럽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사진제공. CJESent
글. 바르셀로나=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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