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윤한은 최근 액터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에 출연해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
형 때문에 다른 이름이 될 뻔했다. 3살 터울의 형 이름이 윤상인데, 할아버지가 형 태어날 때 용한 곳에서 이름을 2개 받아오셨단다. 첫 번째가 법룡, 두 번째가 윤상. 으하하하. 형이 법룡이었으면 난 청룡이 됐을지도 모른다.
올해로 서른이 됐는데, 처음 만나 인사할 때 “스물아홉입니다” 하다가 “서른입니다”라고 하니까 왠지 나이 들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30대가 되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들어하던데 오히려 난 <모비딕>을 하면서 더 좋아졌다. 뮤지컬 하면서 담배를 끊었거든. 술 마실 시간도 없고,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하니까 힘들어서 연습 끝나고 집에 오면 매일 스테이크 한 덩어리랑 대하 2마리를 꼭 먹었다.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수학여행 가면 항상 장기자랑에 나가던 학생이었다. 중1 수학여행 때는 노래를 하고 싶어서 무반주로 패닉의 ‘달팽이’를 꿋꿋히 2절까지 부르기도 했었다. 다른 애들은 춤추고 그랬었는데. 아하하하하.
보수적인 집에서 음악활동을 반대하지 않았던 건 가수나 연예인을 하겠다고 한 게 아니고 음악을 한다고 해서이지 않을까. 대신 이왕 할 거면 세계 최고의 학교에 가길 바라셨고, 갔다 와서도 석·박사 학위를 따길 바라셔서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부모님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게 잘 맞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원까지 결석한 적이 거의 없다. 수업을 빠지면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다음 시간에 가면 프린트물도 다시 받아야 되고 학교 안 가면 큰일 날 것 같은 느낌. 지금 박사 마지막 학기인데 지금까지 계속 개근하다가 <모비딕> 때문에 몇 번 빠져서 가슴이 아프다. (웃음) 거의 30년 만의 결석이랄까. 이것만은 정말 깨고 싶지 않았는데!
개근 덕분에 대학원 석·박사 학점이 모두 4.0 만점에 4.0이다. 으하하하하. 전 과목 올 A+. 작년에 대학원 통틀어 딱 한 명 주는 전액장학금을 받았는데, 손쉽게 받았어. 하하하하하. 그렇다고 내가 4.0 받으려고 밤새 공부하고 그러진 않았다. 대학원은 결석이 많기 때문에 수업 딱딱딱 들어가고, 리포트 내라는 거 내고 시키는 거 하면 그냥 100점 준다. (웃음)
사실 공부가 제일 쉽다. 그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진짜 그렇다. 데드라인도 배우는 것도 다 정해져 있으니까. 하지만 연주 이런 건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난 절대음감도 아니고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 것도 아니고 자다가 악상이 떠오르지도 않는다. 유학을 가보니 재능 있는 사람들, 천재는 따로 있더라. (웃음)
흐트러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술 먹고 집에 들어와도 할 건 다 하고 잔다. 해야 되는 건 해야 된다.
처음 <모비딕>을 시작할 때는 많이 두려웠다. 다들 연기를 경험해봤던 사람들 안에서 혼자 튈 것 같았다. 발연기도 튀니까. 그러다가 연기를 하기 보다는 그냥 나를 보여줘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부터 좀 편해졌고, 그때부터 능청스럽게 잘 한다는 얘기도 듣기 시작했다.
예의상 하는 말이겠지만 (황)건이 형이랑 (지)현준이 형은 앞으로 연기해봐도 좋지 않을까? 라고 얘기도 해주더라. 나 연기 좀 잘하나? 하하하하하
<모비딕>에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 남자라 연습실에서 팔굽혀펴기, 턱걸이 같은 걸 자주 했다. 내기도 자주 했는데 난 늘 이긴다. (웃음)
여행적금을 들 정도로 여행을 굉장히 좋아한다. 대신 혼자는 절대 안 간다. 혼자 한 번 갔던 적이 있는데 하루는 괜찮았지만 그 이후에 너무 재미가 없더라. 너무 지루하고, 밥도 혼자 먹어야 되고. 난 사람 많은 게 좋다.
최근에 갔던 여행지 중에는 체코가 정말 좋았는데, 거긴 여자친구랑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른들이랑 가서 좀 안타까웠었다.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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