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연예인을 능가하는 조석의 팬덤
물론 이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설이 제기될 정도로 그의 만화가 재미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가상의 캐릭터로서 활용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령 의 서나래가 낢 캐릭터로 자신의 일상을 살고, 의 이말년이 화자이자 관조자로서의 이말년 캐릭터를 보여준다면, 조석은 자신의 만화 안에서 순서가 뒤바뀐 에어로빅을 추다가 자신도 모르게 원귀의 한풀이를 시켜준다. 그것은 분명 픽션이다. 하지만 몸치가 겪을 수 있는 해프닝이라는 일상적 코드가 그 가상세계의 바닥에 깔리면서 만화 속 사건의 주체 조석과 “일상에서의 소재만으로 만화를 만든다면 그건 일기”라고 말하는 만화 창작의 주체 조석 사이의 경계는 교묘하게 지워진다. ‘훈남’인 그의 외모가 공개됐을 때 많은 이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 역시 그 두 주체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식의 경계 지우기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완벽하게 실현했던 건 올해의 유세윤일 것이다. 말하자면 유세윤이 UV 퍼포먼스로 자기를 넘어서는 자기를 보여줬던 것을, 조석은 만화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담론에의 요구
유세윤의 UV 활동이 통쾌했던 건, 대형 기획사와 트렌드라고 하는 엔터테인먼트계의 어떤 모범 답안 바깥에서 한 개인이 자신의 취향을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로서 대중에게 납득시켰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조석 역시 마이너한 정도는 아니라도 마니악한 자신의 정서와 취향을 납득시키며 작품 안과 바깥에서 스타가 됐다. 두 가지 케이스만으로 이를 어떤 경향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된 건 분명해 보인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창작과 웃음, 그리고 자신의 삶의 삼위일체를 통해 대중의 열광과 지지를 얻은 이 새로운 형태의 셀러브리티들을 과연 과거의 유명인, 혹은 스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기자와 비평가를 긴장시킬,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담론에의 요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림 출처. 네이버 웹툰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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