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미스A, 걸그룹 시대의 2막이 올랐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0082413425914780_1.jpg)
미스A는 다르다, 원더걸스와도 소녀시대와도
![[강명석의 100퍼센트] 미스A, 걸그룹 시대의 2막이 올랐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0082413425914780_2.jpg)
반면 미스A는 어떤 명확한 콘셉트도 없었다. 대신 에어로빅복처럼 몸에 붙는 옷을 입고 구르고, 다리를 올리며 몸의 선을 그대로 보여줬다. 전례가 있긴 하다. 비욘세는 ‘Single ladies’에서 원피스 수영복에 가까운 옷과 흑백의 뮤직비디오로 자신의 몸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물론 미스A는 비욘세만큼의 ‘포스’는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 전까지 귀여운 여자였다가 카리스마적인 여전사로 나온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도 없었고, 그 상태에서 치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왔다. 그들이 ‘Bad girl good girl’에서 괜히 ‘내 겉모습만 보면서 한심한 여자로 보는 너의 시선이 난 너무나 웃겨’라고 하는 게 아니다. 다른 걸그룹이 판타지를 만들 때, 그들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여자들이었다. 몸을 드러내지만 선정적이기 보다는 당당해 보이고, 캐릭터보다 퍼포먼스가 먼저 들어왔다. 미스A는 남자도 좋아하지만 여자도 감정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셈이다.
‘Bad girl good girl’ 후크송이 아닌 한 곡의 노래
여기에 ‘Bad girl good girl’은 요즘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변용한다. 최근 한국 댄스 음악은 어떻게 더 빨리 대중의 귀를 사로잡느냐에 매달렸다. ‘어쩌다’는 후렴구를 시작부터 반복했고, ‘아브라카다브라’는 1절 자체를 반복적인 멜로디로 구성했다. ‘루시퍼’는 첫 부분부터 클라이막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Bad girl good girl’도 기본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Heartbreaker’나 ‘너 때문에 미쳐’처럼, 사물놀이를 하듯 처음부터 강하게 나간다. 하지만 사운드는 복잡하지 않다. 오히려 비어 보일 만큼 심플한 사운드로 노래를 부각한다. 여기에 ‘Bad girl good girl’의 주 멜로디는 ‘앞에선 한 마디도 못 하더니 뒤에선 내 얘길 안 좋게 해 어이가 없어’를 조금씩 바꿔서 반복한 것으로, 곡의 리듬을 멜로디로 바꾼 것이다. ‘앞에선 한 마디도 못하더니’처럼 발음으로 강약을 조절하며 작곡가 박진영의 ‘말하듯 노래하기’에 바탕을 둔 멜로디는 일반적인 기승전결에도 모든 파트의 멜로디를 다이내믹하게 연출한다. 쉽고, 반복적이고, 신난다. 요즘 댄스 음악들이 대중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더 복잡해졌다면, 이 노래는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한 곡의 편한 ‘노래’로 즐길 수 있다. 곡이든 무대든, 미스A는 모든 장식을 제거하고 남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승부를 걸었다.
콘셉트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2막
![[강명석의 100퍼센트] 미스A, 걸그룹 시대의 2막이 올랐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0082413425914780_4.jpg)
2NE1도 그랬다. 당당한 여성의 캐릭터를 내세운 2NE1은 < 2NE1 TV >로 기존의 방식대로 소비되지 않고도 그들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몇 개의 프로젝트와 함께 음악 위주의 활동에 주력했다. f(x)도 ‘NU ABO’등으로 섹시함 대신 10대 소녀들의 세계를 선택했다. 미스 A 이전에도 이런 걸그룹을 위한 시장은 있었다. 미스A가 음원과 무대만으로 성공한 건 기존 걸그룹보다 더 여성에 포커스를 맞춘 걸그룹의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2NE1은 새 앨범에서 윌 아이엠의 곡을 받아 그들의 음악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실력파 걸그룹의 정체성을 굳히려 한다. 지금 걸그룹 시장의 핵인 소녀시대는 일본 진출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미스A는 여기서 무엇을 보여줄까. 걸그룹 시대의 2막이 올랐다.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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