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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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도 못 살렸다…이영애, 26년 만에 복귀마저 미지수 [TEN스타필드]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KBS 드라마가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살림남') 편성 시간을 바꾸면서까지 구원투수로 내세운 마동석 카드도 시청률이 2회 만에 꺾였다. 약 26년 만에 KBS 드라마 복귀를 앞둔 배우 이영애에게까지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BS는 야심 차게 마동석 주연의 드라마 '트웰브'를 편성하며 초강수를 뒀다. 12주 연속 토요 전체 예능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면서 시청률이 비교적 잘 나오던 '살림남'까지 편성 시간을 1시간이나 미루는 강수를 두면서 기사회생을 노렸다.

그러나 '트웰브'의 성적은 KBS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트웰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첫 회 8.1%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반짝 성공하는 듯했지만, 2회에서는 5.9%로 주저앉았다. 한 회 만에 2.2% 포인트나 하락했다. 시청자 반응 역시 냉정했다. "스토리가 유치하다", "마동석 특유의 액션은 여전하지만 드라마적 완성도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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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KBS에 남은 건 이영애 주연의 '은수 좋은 날' 카드다. 이영애는 앞서 지난해 KBS 연기대상 시상자로 나서며 드라마 출연 사실을 직접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이영애가 26년 만에 KBS 복귀작으로 선택한 '은수 좋은 날'은 가족을 지키고 싶은 학부모 강은수와 두 얼굴의 선생 이경이 우연히 얻은 마약 가방을 두고 벌이는 위험 처절한 동업 일지를 그렸다.

업계에서는 "이영애의 복귀 자체가 화제성이 크다"며 관심을 보이지만, 작품 성격과 시청층의 괴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KBS의 주 시청자층은 여전히 50~60대 이상인데 마약 거래로 얽히는 이야기가 주 시청자들에게 '먹힐만한' 이야기인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드라마 PD는 "이영애라는 이름값은 분명 크지만, 소재가 중장년층 여성 시청자가 몰입할 만한 이야기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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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KBS 드라마는 기존에도 두 자릿수 시청률이 나왔던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수목극 라인업은 사실상 무덤이 됐다. '24시 헬스클럽',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등 수목극 대다수가 시청률 5%를 넘긴 적이 거의 없다. 0%대 시청률이라는 굴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작품도 부지기수다. 기존 시청자층인 5060 외에도 젊은 시청자층을 겨냥했지만, 이는 기존 시청자층마저 외면하게 만드는 자충수가 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KBS 드라마는 변화하는 시청 행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는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한 작품들이 쏟아지는데, KBS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서도 결국 '낯선 장르'와 '익숙한 제작 방식' 사이에서 절충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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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KBS가 더 이상 스타 파워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의 이름값에 기댄 편성이 아닌, 시청자들의 변화된 취향을 반영한 기획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OTT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현시점에서 지상파 드라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청층을 흡수할 수 있는 독창적 콘텐츠가 절실하다. 이영애의 '은수 좋은 날'이 KBS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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