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볼 때 배우 신현준 씨의 MBC ‘오늘을 즐겨라’ 출연은 의외였습니다. 하루 나오는 초대 손님도 아니고 아예 붙박이 출연이라니, 얻을 것보다는 잃을 게 훨씬 많다 여겨져서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실제 ‘오늘을 즐겨라’에서 보여주는 신현준 씨의 이미지는 레드카펫 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편집 탓인지도 모르지만 ‘오늘을 즐겨라’를 통해 이루어지는 유명 선수와의 대결 중 패인의 태반이 신현준 씨의 실책으로 비춰지는 실정이고, 게다가 매번 ‘체육학과 출신임에도’라는 단서가 붙다보니 여간 허당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거든요. 회가 거듭되며 입은 숱한 부상으로 몸 상태도 요즘 최악이시라고 들었어요.
신현준 씨의 배려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오늘을 즐겨라’를 보고 있노라면 신현준 씨의 여유 자적한 배려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연기자 후배인 서지석 씨에 대한 배려도 그래요. 신현준 씨나 정준호 씨야 이미 배우로서의 입지가 확고하니 좀 망가져 준다 해도 본분이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아직 성장 중인 연기자, 서지석 씨의 입장은 다르지 않겠어요? 그런 점을 고려해 서지석 씨에겐 에이스와 러브라인을 맡기고 다소 구질구질한 역할은 두 분이 알아서 맡아주시는 거, 다 눈치 채고 있답니다.
‘오늘을 즐겨라’ 출연 결정, 잘하신 겁니다
마치 정글과도 같은 주말 예능, 피를 말리는 경쟁 속에서 ‘오늘을 즐겨라’가 갖는 남다른 점은 아마 이 배려라는 덕목일 거예요. 지난 마라톤 특집만 해도 그래요.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고는 하지만 무려 190명과 박빙의 대결을 펼친 이봉주 선수는 진정 존경할 마라토너시더군요. 마라톤이 누가 누굴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함께 달리기 위한 경기라는 게 실감이 났어요. 코스 배정 오류로 혼자 뛰게 된 여자 후배 어린이가 혹여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봐 일부러 속도를 늦춰가며 함께 손을 잡고 달려준 이봉주 선수의 훈훈한 배려도 고마웠고, 즉석에서 다문화 가정 소녀 다희 양의 “외갓집인 파라과이에 가고 싶어요”라는 새해 소망을 이뤄준 신현준 씨의 마음 씀씀이에 또 한 번 고마웠습니다. 공항에서 다희네 식구를 배웅하며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 제가 더 행복합니다”라고 하시던 장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오늘을 즐겨라’ 출연 결정, 잘하신 겁니다.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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