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씨도 딱하지만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어요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개인 씨한테 물어볼게요. 도대체 왜 또 쓸데없는 얘길 꺼내려 한 겁니까? 술만 들어가면 번번이 실수를 저지르는 거야 그렇다 쳐도 지극히 사적인 남의 비밀을 왜 자꾸 떠벌리는 건데요? 사람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우치는 것들이 있어요. 태어나 반년 쯤 지나면 기기 시작하고 그러다 돌쯤 되면 걷기 시작하고, 또 그러다 글자를 하나 둘 씩 알기 시작하는 것처럼 누가 굳이 일러주지 않아도 혼자 알아가는 것들이 있다고요. 남의 비밀을 여러 사람 앞에서 떠벌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예닐곱 살만 먹으면 저절로 알게 되는 거거든요. 아마 눈치 빠른 아이는 다섯 살만 되어도 알 걸요. 그런데 왜 나이는 먹을 만치 먹은 어른이 입단속이 안 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개인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물론 잘 알죠. 그러나 ‘지나치게 순수해서, 내숭 없고 솔직해서’라는 변명이 통할 것 같나요? 진호 씨가 실제로 성적 소수자였대도 문제고 아니어도 큰 문제지 않습니까?
대체 어디가 잘못 되었길래 그렇게 허술합니까

게다가 피해를 남에게만 입히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상처입고, 망가지고, 아주 난리가 아니더군요. “엄마가 보내준 선물 같아요. 우리 집에 온 거 환영해요“라고 하며 진호 씨에게 안기고 기대는 개인 씨를 보면 기가 막힙니다. 다행히 진호 씨가 나쁜 사람이 아니기 망정이지 누가 맘먹고 속이려 들면 집이고 뭐고 홀랑 다 내주겠던 걸요. 믿었던 친구 원호(봉태규)에게 인감 맡겼다가 돈 잃고, 오갈 데 없는 친구 인희에게 방 내줬다가 남자 친구 뺏기고, 그 다음엔 누구에게 뭘 뺏길지 걱정입니다. 언젠가 들은 얘긴데요 자신감과 자존감이 결여된 사람은 뇌가 줄어들면서 기억력과 학습능력 같은 뇌기능도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개인 씨도 같은 경우가 아닐지 부쩍 의심이 갑니다. 아니라면 도대체 멀쩡한 처자가 왜 그리 허술하겠어요. 그리고 그 상실된 자신감과 자존감을 다시 회복시켜줄 사람은 오직 아버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디 아버님이 돌아오시면 지금껏 꾹꾹 눌러 감추어온 속 얘기를 다 털어놓으시길 바랍니다. 어렵고 어색하다며 무작정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요. 하기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사람은 개인 씨가 아니라 마음의 빗장을 건 아버님 아닐까요?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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