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백이강(조정석), 백이현(윤시윤) 형제를 중심으로 격동의 조선 속 시대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사람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녹두꽃’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중 중요한 것이 인물의 변화다. ‘거시기’로 불리며 악인 아닌 악인으로 살던 백이강은 새 희망을 찾아 동학농민군 별동대 대장이 됐다. 조선에 개화의 불을 밝히고 싶었던 백이현은 좌절과 마주한 뒤 동학농민군을 토벌하는 도채비(도깨비)가 됐다. 형제의 극적인 변화가 강력한 서사와 맞물려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다.
14일 공개된 사진에는 백이현이 또 한번 변화의 기로에 놓인 듯 하다. 앞서 개화를 꿈꾸던 엘리트에서 토벌대 도채비로, 형 백이강의 도움으로 도채비에서 벗어나 다시 개화의 선봉에 서는 집강으로 변화를 겪은 백이현이다. 그렇기에 열혈 시청자들은 그가 또 변화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공개된 사진은 오늘(14일) 방송되는 ‘녹두꽃’ 29, 30회 한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사진 속 백이현은 어둠이 내린 밤, 흰 옷이 붉게 물들 정도로 많은 피를 뒤집어 쓴 채 서 있다. 그의 얼굴에도 붉은 핏방울이 여기저기 튀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백이현의 슬프고도 차가운 눈빛이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쓸 만큼 충격적인 상황에서 백이현이 이토록 냉혹하게 변한 이유는 무엇인지, 혹시 그가 그렇게 원하지 않았던 마음 속 ‘도채비’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안타까운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 동시에 찰나를 포착한 사진만으로도 이토록 깊이 있는 감정을 담아낸 윤시윤의 존재감도 감탄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