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금토드라마 ‘송곳’ 11회 2015년 11월 28일 토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주강민(현우)은 황준철(예성)을 모욕하는 고과장(공정환)을 보고 주먹을 휘둘러 징계위원회도 없이 즉각 징계처리 받고 해고당했다. 항의하러 간 이수인(지현우)은 준철과 강민 중 지켜야 될 사람을 택하라는 말을 듣는다. 인사상무(정원중)와 사측은 임금 협상을 거부했다. 협상은 결렬되고 사측의 횡포는 더해간다. 노조원들은 남은 방법은 파업뿐이라는 절박감에 휩싸인다. 코너에 몰린 정민철 부장(김희원)은 구고신(안내상)의 노동상담소를 찾아온다.
리뷰
주강민 주임은 해고된다. 준철은 15일 정직 처분을 받는다. 고과장은 인신공격과 인격모독을 서슴지 않으며 매장을 공포분위기로 몰아가는데, 징계위원회도 없는 징계처리는 강민을 해고하는 것으로 속전속결된다. 강민은 애써 웃어 보이며 매장을 떠나지만 남은 사람들의 가슴은 찢어진다.
준철은 자기 탓이라는 자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수인은 술렁이는 사람들을 안정시킬 방법도 회사와 대화할 방법도 없음에 절망한다. 사방이 꽉 막혔다. 푸르미마트 노조위원장은 수인에게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라 숨을 고를 때”라며 다소 유보적으로 말하지만, 이 또한 지쳐버린 위원장의 한 가닥 바람일 뿐이었다. 푸르미마트 노조 사무장 인경미(양소민)는 말한다. “그 근로기준법 보다 못한 노동협약 받아내는 데 5년 걸렸습니다. 조합원들이 원하면 파업해야죠. 임금협상 결렬 되면 파업해야죠.”
인사상무와 사측은 임금 협상 의지가 없었다. 어떻게든 성사시키고 싶었던 노조위원장이 1%의 인상안을 내놓자 0.3%로 깎았다. 상무는 협상을 결렬시키고 나가면서 빙그레 웃는다. “파업해주면 고맙지. 한방에 걷어내게.” 절망과 피로에 지쳐 엎드려버린 노조위원장에게 사무장은 말한다. “참 대단들 하시네요. 임금 인상으로 1%를 제시한 위원장이나 0.3%로 낮추려는 회사나. 1%가 임금 인상이에요? 이왕 결렬될 거 한 20% 제시하지 그랬어요? 그렇게 파업하기가 싫으세요? 그렇게 지쳤어요?” 세상에서 자기를 지켜줄 건 노조뿐이라 여기며, 남편 잃고 마트 노동자에서 노조 사무장까지 맡게 된 그녀는 다시 한 번 힘을 내보기로 한다. 이수인 과장을 믿기로 한다.
정민철 부장이 흔들리고 있다. 고과장을 나무라다 되레 지적당하고, 노동 상담소 건물을 기웃거리다 구고신을 찾아와 속내도 털어 놓는다. 자신의 젊은 날이, 그 가장 힘들고 추웠던 정육 코너에서의 날들이 떠오른다. 살아남기 위해서 뭐든 했던, 고기를 썰고 저울에 달고 트집 잡히며 뺨을 맞아도 웃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외치고 오뚝이처럼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열심히 살았다. 그렇지만 돌아온 건 뭘까. 이 숨 막힐 것 같은 고립감과 먼지 뽀얗게 내려앉은 구두뿐인 걸까.
구고신은 옛날의 고문관인 경비원에게 ‘다음달 해고’를 통보하려는 건물주 친구를 막는다. 자기도 모르겠다. 왜 이러는지. 친구는 이해 못하겠다며 돌아서고, 건강도 나빠진 고신은 마음이 복잡해진다. 자기를 찾아와 별다른 말도 없이 명함만 내놓고 앉아 있는 정민철 부장에게 고신은 말한다. “다들 살려고 그러는 거예요. 당신도 솔직히 여기 찾아온 거 살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당신도 생각을 조금만 달리 했다면 다른 자리 다른 위치에 있었겠죠.” 나도 열심히 살았다는, 나도 바닥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진심으로 토로하는 정민철에게 고신은 말한다. “알아요. 당신 열심히 산 거 알아요. 사는 건 벌 받는 것도 상 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다들 그렇게 사는 겁니다.” 정민철도 구고신도 그리고 시청자도 안다. 사는 건 벌 받는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까. 왜 이렇게 막막할까. 파업 말고는 정녕 방법이 없는 걸까. 파업 이후의 참담한 매일매일은 또 어떻게 견뎌야 하는 걸까.
수다 포인트
-해고된 노동자가 말합니다. “그래도 마트엔 매일 나올게요. 지부장이니까.”
-수인의 아내가 말합니다. “파업이든 뭐든 머리만 밀지 마. 나 오빠 얼굴 보고 결혼한 거니까.”
-수인을 약하게 만드는 말. “여기 온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저희가 더 오래 있었습니다.”
김원 객원기자
사진. JTBC ‘송곳’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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