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화정’측은 11일 광해 캐릭터인 ‘차광해’의 6단 변신을 공개했다. 광해는 영화, 드라마를 막론하고 꾸준히 소구돼 온 역사 속 인물. 그러나 ‘화정’ 속 광해는 지금까지의 광해와는 구분된다. 폭군, 개혁군주, 혹은 세기의 사랑꾼 등 어떤 카테고리에도 구애 받지 않는 입체적 캐릭터를 보여준다.
‘화정’의 광해 역을 맡은 차승원은시시각각 변하는 눈빛과 세밀한 표정연기, 그리고 디테일한 몸짓과 음성의 변화로 미세하게 변해가는 ‘광해’의 심리를 표현해내며, ‘차광해’라는 수식을 얻었다.
‘차광해’는 비운의 세자 시절부터 시작해 국왕 즉위 후, 광해 10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변화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의 변화를 크게 6개의 축 액션광해, 인고광해, 분노광해, 짠내광해, 냉혹광해, 빈정광해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1단계 액션광해 “결단코 전하와 왕실은 백성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임진왜란 가운데 세자로 책봉된 광해. 선조(박영규)은 전란 중 총알받이로 광해를 세자자리에 앉혔지만 광해에게는 백성들을 전란에서 구해내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피신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칼을 차고 전장에 나선 세자 광해는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맹렬히 칼을 휘둘렀고 그의 용맹한 활약에 백성들은 열광했다.
차승원은 전란에서 활약하던 세자시절 광해를 표현해 내는데 있어 긴 팔 다리로 카리스마 넘치는 무술 솜씨를 선보였고 여기에 용맹한 눈빛까지 덧대며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액션광해’를 탄생시켰다.
2단계 인고(忍苦)광해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
선조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 세자 광해에게서 강렬한 질투를 느꼈다. 이에 광해가 적통이 아니라는 것을 빌미로 멸시와 핍박을 하기에 이르렀다. 명나라가 적통세자가 아닌 광해를 세자로 책봉하지 않자 선조는 광해를 향해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라며 호통치지만 광해는 왕위에 오를 날을 참고 기다리며 설움을 견뎌냈다.
차승원은 축 처진 어깨와 불안한 눈동자로, 선조의 멸시를 힘겹게 견뎌내는 ‘인고광해’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액션광해’와 180도 다른 ‘인고광해’의 모습을 선사했다.
3단계 분노광해 “이제 이 나라의 왕은 접니다”
자신을 구박하던 선조가 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자 그간 억눌러왔던 설움과 권력욕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광해는 물을 찾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선조의 손을 저지하며 선조에게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저는 아버지와는 다른 임금이 될 겁니다. 이 나라의 왕은 접니다”라며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분노광해’로 변신한 차승원은 의기소침하던 ‘주눅광해’의 모습을 단 5분만에 날려버렸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붉게 핏발이 선 눈으로 선조를 향해 분노를 폭발시키는 연기를 선보였다.
4단계 짠내광해 “내가 무서우냐? 그래 나도 그렇구나, 이렇게 작고 어린 니가”
광해 즉위 후 5년. 왕위에는 올랐지만 적통인 영창대군(전진서)을 지지하는 서인세력은 사사건건 광해에게 반기를 들었다. 지지기반이 약한 광해는 자신의 뜻대로 정치를 펼칠 수 없어 자괴감에 빠진다. 더욱이 영창이 왕좌에 오를 수 있는 8살이 돼 정적으로 떠오르면서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린 영창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차승원은 ‘인간’과 ‘왕’ 사이에서 고뇌하는 광해의 애잔한 모습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어린 영창을 바라보며 “내가 무서우냐? 그래 나도 그렇구나, 이렇게 작고 어린 니가”라고 말하며 차승원은 쓸쓸한 음성과 흔들리는 눈빛을 선보였다.
5단계 냉혹광해 “나는 왕이 되기로 했다. 남은 인간을 모두 지우고, 그러니 이제 나는 못할 짓이 없겠구나”
광해는 자신의 수하인 이이첨(정웅인)과 김개시(김여진)가 어린 영창과 아끼던 누이동생 정명공주(정찬비)을 죽인 사실을 알았다. 이어 아버지 선조의 죽음 역시 이이첨과 김개시에 의한 독살이었음을 알게 됐다. 더욱이 강주선(조성하)은 이런 사실을 다 알고 광해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꼭두각시 놀음을 하고 있었다.
광해는 왕좌를 지키기 위해서 이 모든 사실을 덮기로 결정하고 선조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는 이덕형(이성민)을 제거했다. 자신이 앉아있는 왕좌의 무게를 실감하고 아끼던 신하 이덕형을 자기 손으로 죽이면서 광해는 ‘인간’을 포기하고 ‘왕’이 되기로 다짐했다. 차승원의 차갑게 식어버린 눈빛은 잔혹한 왕 ‘냉혹광해’의 탄생을 알렸다.
6단계 빈정광해 “자넨 늘 그 말을 빼먹더군, 전하, 하긴 싫겠지. 자격도 없는 날, 왕이라고 부르기는”
왕위에 오른 지 10년이 된 광해는 어느새 능구렁이가 돼 있었다. 꾸밈없이 자신의 뜻을 밝히며 중신들과 설전을 하던 광해는 사라지고 농담과 진담을 넘나들며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가 하면 자신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홍주원(서강준)을 필요에 의해 곁에 둘 정도로 노련해진 모습이었다. 특히 주원을 향해 “자넨 늘 그말을 빼먹더군, 전하, 하긴 싫겠지. 자격도 없는 날, 왕이라고 부르기는”이라며 빈정대는 ‘빈정광해’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렇듯 ‘차광해’는 회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화정’의 입체적인 캐릭터의 향연 속에서 ‘차광해’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감이 증폭된다.
이에 제작사는 “실록 속 광해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개혁군주이고, 또 한편으로는 폭군으로 묘사되어 있다. ‘화정’은 이 양립할 수 없는 광해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인물의 변화과정에 당위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뒤 “차승원은 노련한 연기로 어려운 광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주고 있다. ‘차광해’에 좋은 평가를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차광해’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50부작 대하사극으로 11일 오후 10시 9회가 방송된다.
한혜리 인턴기자 hyeri@
사진제공. 김종학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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