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세가 악화된 정환(김래원)은 시력도 흐려지고, 언어장애도 시작된다. 정환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다. 하지만 강력한 ‘펀치’를 날려야 할 상대인 윤지숙(최명길) 이태준(조재현)은 여전하다. 하경(김아중)과 정환은 태준의 비자금 270억의 사용처를 알아내기 위해 덫을 놓고, 그 덫에 강재(박혁권)이 걸려든다. 강재를 빼내기 위해 태준은 자신의 약점을 지숙에게 넘기게 되고, 정환은 이를 역이용한다. 그리고 태준에게 배신 당한 강재는 정환의 손을 잡게 된다.
리뷰
정환의 삶은 얼마 남지 않았다. 길어야 한 달, 어쩌면 단 2주가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하지만 그가 상대해야 할, 아니 무너뜨려야 할 이태준 윤지숙은 너무나도 멀쩡하다. 정환은 여러 차례 이들을 궁지에 몰아넣었지만, 그때마다 그들은 가볍게(?) 툴툴 털고 일어났다. 지금까지 정환은 계란으로 바위를 친 것에 불과하다. 온갖 방법을 다해보지만, 상대는 오뚝이처럼 금세 일어선다. 더 이상 가진 패도, 반격할 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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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숙과 이태준은 각자의 치명적 약점을 하나씩 손에 쥐고, 불편한 동거(?)에 들어갔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 치고받는다. 겉으로는 동맹 관계지만, 호시탐탐 서로를 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상황. 매번 살얼음판이다. 서로의 약점을 무기로, 취할 것을 최대한 취하는 게 이들의 속셈이다. 아무래도 서로를 물어뜯다 만신창이가 된 후 정환 하경으로부터 제대로 ‘펀치’를 맞을 것 같다. 여기서 의문, 이태준은 어찌 그리도 최연진과 이호성(온주완)을 손쉽게 믿는 걸까.
그래서 정환은 ‘심리’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윤지숙 이태준 조강재, 이 세 사람의 유리알 같은 신뢰를 역이용해 서로 물어뜯게 만드는 게 정환의 노림수다. 그리고 ‘사라진 10분’ 전략은 일단 통했다. 그 10분 동안 강재가 하경에게 ‘뭔가를 말했다’라고 흘리고, 지숙와 태준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강재에게 뒤집어씌운다. 강재의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정환과 손을 잡는 것. ‘누가 더 악인가’ 대결을 펼치고 있는 태준과 지숙을 끌어내리려는 사람이 한 명 더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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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검사, 당신은 움직이게 하는 건 무엇입니까.
-나에게 한 달(또는 2주)이란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대체 펀치는 지금 누가 누구한테 날리고 있는 거죠. 헷갈립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SBS ‘펀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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