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13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단독콘서트 ‘해프닝’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신곡 ‘젠틀맨’에 대해 “나의 신곡 발표는 콘서트 레퍼토리 보강 차원이다. ‘젠틀맨’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싸이는 자타공인 ‘라이브 형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젠틀맨’을 단지 공연용 레퍼토리로 한정짓기에는 곡에 쏟아지는 국민적인 기대가 대단하다. 이 열기는 가히 월드컵에 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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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분위기가 슬슬 달아오르자 싸이는 “생애 최고의 함성 5초간 발사”라고 외치며 관객들 가슴에 불을 댕겼다. 싸이의 공연은 거창한 하나의 레크리에이션과도 같았다. 그는 뮤지션으로서의 멋지게 보이기 위해 힘을 주는 법이 없었고, 엔터테이너로서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즐거움을 주기 위해 몸을 바쳤다. 싸이의 주제가라 할 수 있는 ‘연예인’에서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 줄게요. 연기와 노래 코미디까지 다 해줄게’라는 가사는 공연으로 흥분시키고, ‘말빨’로 웃기는 그를 대변하는 듯 했다. 싸이는 “날 가수로 보든 코미디언 보든 간에 난 내 할 일을 하고 있는 상품”이라며 “나의 진가를 알아주는데 한국 팬들도 10년이 걸렸다. 해외에서도 10년 뒷면 날 알아봐주지 않을까”라며 ‘국제 아티스트’로 알려지고 싶은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다.
싸이는 특유의 파워풀한 군무부터 형광봉을 사용한 안무로 분위기를 띄우는 한편 가수답게 발라드를 선사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공연을 관람하는 외국 팬들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강남스타일’밖에 없다. 그래서 이 친구가 곡은 쓰는지, 느린 노래는 할 줄 아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발라드도 만들어 부를 줄 아는 가수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며 ‘설레인다’를 노래했다. 한편 싸이가 비욘세로 변신한 ‘싸욘세’ 무대는 과거 ‘성인식’(박지윤 노래)의 국제 버전이라 할 수 있었다. 싸이가 타이즈를 입고 비욘세의 ‘Single Ladies’를 노래하자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에 달했다. 프로레슬러를 연상케 하는 싸이의 탱탱한 엉덩이가 단연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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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젠틀맨’,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강남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하이라이트로 앵콜 무대가 남아있었다. “지치면 진다. 미치면 이긴다”고 관객들을 독려한 싸이는 앵콜에서 ‘젠틀맨’, ‘강남스타일’보다 더 아낀다는 곡 ‘챔피언’을 비롯해 박진영, DJ DOC,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이문세, 무한궤도, 조용필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열곡이 넘는 노래를 1시간가량 더 불러줬다. 아마도 싸이는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스타디움에서 세 시간 넘게 관객들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가수라는 사실을.
글.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이진혁 eleven@tenasia
편집.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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