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있는 배우. 연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듣고 싶을 법한 수식을 데뷔 후 두 작품 만에 획득한 배우가 있다. 영화 ‘전설의 주먹’ 속 신재석과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김충기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신인배우 박두식이다. 자칫하면 건방지다고 말할 수도 있을 자신감이 신인다운 패기로 느껴지는 건 그가 보여준 연기 속에 날것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묻어났기 때문이다. 그의 연기를 보고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류승범이 떠올랐다면 조금 과장된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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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경험이라고는 대학교 재학 시절 창작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오른 것밖에 없는 상태였어요. ‘전설의 주먹’ 오디션을 보면서 결과적으로는 캐스팅됐지만, 오디션이 1차부터 6차까지 진행되는 동안 매번 떨어졌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만큼 자신감만 있었고 실력은 없었죠.”
‘전설의 주먹’에서 윤제문의 아역 신재석을 연기한 박두식은 “촬영 내내 고난의 연속이었다”며 “연극 무대에서 배운 연기는 영화에 필요한 연기랑은 거리가 멀더라. 감독님께 매번 혼났지만 ‘몰라도 패기 있게 열심히 하자’는 마음 하나로 버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개봉 후 연출을 맡았던 강우석 감독은 “어찌나 들이대던지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신인배우의 도발이 밉게만 느껴지지는 않은 듯 강우석 감독은 현장에서 박두식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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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역할이든지 다 해보고 싶어요. 연기 욕심은 많지만 일단 신인배우인 저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연기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길게 보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려고 합니다.”
조금은 단출한 그의 필모그래피가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그의 연기 속에 어렵게 잡은 기회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신인의 패기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의 목표가 데뷔였다는 박두식. 두 편의 작품으로 목표달성에 성공한 그는 지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그가 선택할 세 번째 작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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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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