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숙영식당

    옛 신라의 땅, 경주에서 열렸던 MBC 제작발표회 취재를 끝내고 일행을 따라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그곳에 남았다. 여름의 짙은 초록으로 변하기 전, 연두 빛으로 가득 찬 이 천년고도의 풍경은 숙연해질 만큼 아름답다. 특히 안압지에서 첨성대로 향하는 길은 고즈넉하면서도 운치가 있는데, 경주에 대해 쓰인 시들이 길을 따라 전시되고 있었다. 잠시 발을 멈추고 그 중 하나를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늦점심 후 마루 끝, 구두 끈 매다 차양을 뛰어...

  • 담배 한 대를 못 피고 갔네

    정말 끔찍하고 괴로운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자살을 해야겠으니 방 안에 불을 질러 달라고 누군가 부탁했습니다. 도와 줄 사람이 너 밖에 없다고, 제발 죽여 달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이러지 말자고 울면서 설득하고 또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말도 이미 세상과의 끈을 스스로 놓아버린 그 사람의 무력감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울다가 울다가 전화소리에 깨어났습니다. 휴- 그렇게 끝나버려서 정말 다행이었던 꿈이었습니다. 전화 속 친구는...

  • 한상진│“제일 중요한 건,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는 거다”

    한상진│“제일 중요한 건,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는 거다”

    KBS 의 셋째 아들 송선풍(한상진) 은 '연애 못하는 남자'다. 7개 국어에 능통하고 박학다식한 방송사 사회부 기자인 그에게는 서른다섯 먹도록 여자와 손도 제대로 못 잡아봤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밤낮으로 일에만 매달리느라 내팽개쳐두는 바람에 한껏 촌스러워진 외모에, 예쁜 여자보다 아픈 반달곰이 더 중요하다는 고지식한 성격이 더해진 결과다. 이렇듯 요령 없고 서투른, 그러나 믿을 수 있고 어딘가 정이 가는 송선풍은 느릿하되 지루하지 않은...

  • 2009년 5월 26일

    2회 MBC 저녁 8시 15분 결혼 15년 차에 접어든 영란(하희라)과 선우(김성민) 부부, 결혼기념일도 그냥 넘긴 주제에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온 선우는 영란에게 밥 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준비한 밥이 없다며 반항하듯 대꾸하던 영란이 모든 대화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선우에게 결국 폭발해버리고, 선우 또한 결혼기념일 안 챙겨줬다고 데모하는 거냐며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사고 혼자 기념하라고 화를 낸다. 영란의 동생 영미(오윤아)는 보너스 받은...

  • 2009년 5월 25일

    1부 EBS 밤 9시 50분 몇 년 전 경영대생의 필독서가 이었던 것처럼 최근 몇 년 사이 '설득'은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한 스킬로 각광받고 있다. 은 국내 최초의 시추에이션 다큐멘터리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현직 교사, 취업 준비생, 영업 사원, 사회 초년생 등 16명의 도전자들이 6주간의 설득 합숙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퇴 학생을 설득하기, 자동차 세일즈하기, 야근 시키려는 상사 설득하기 등 일상에서 겪을 법한 일들을 통해 ...

  • 김영애, 지난해 11월 재혼 6년 만에 이혼 한 것으로 알려져.

    김영애, 지난해 11월 재혼 6년 만에 이혼 한 것으로 알려져.

    김영애, 지난해 11월 재혼 6년 만에 이혼 한 것으로 알려져. 김영애 측은 “지난해 11월 파경 후에도 재결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올 3월 말 헤어지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영애는 지난해 KBS 의 '충격! 황토팩 중금속 검출' 편 방송 후 사업이 흔들렸고, 부부관계도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자료 연기자의 인생과 사업가의 인생은 참 다르군요. 잘 털고 일어나시길 바라겠습니다. 故 장자연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연예...

  • 2009년 5월 23일

    EBS 토 저녁 7시 40분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와 의 강백호, 그리고 료마의 공통점은 모두 전국제패를 꿈꾼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번 주 에서 퀴즈로 전국을 제패하는 한 고등학생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는 한 학교에서 우승한 우승자가 다음 회에서 타 학교 우승자와 실력을 겨뤄 7연승까지 도전하는 시스템이다. 이 혹독한 레이스에서 6연승을 기록하며 전대미문의 퀴즈 전국제패에 가장 근접한 부산 성도고 성정민 군이 최강의 엘리트...

  • 김양수│10대 시절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헤비메탈

    “아, 이 분이 그…” 의 김양수 작가를 인터뷰하러 갔을 때, 문을 열어준 그의 아내를 보고 크게 웃을 뻔 했다. 둘 다 서로 처음 보는 사이지만, 나는 의 에피소드를 통해 김양수 작가의 아내를 볼 수 있었으니,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왠지 친한 사람 같았달까. 은 그런 작품이다.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 네이버 웹툰을 통해 두 번씩 꼬박꼬박 연재되는 이 만화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스펙터클한 ...

  • 그래봤자, 테리 리처드슨st

    테리 리처드슨은 꼴통이다. 90년대 이후 가장 핫한 패션 포토그래퍼로 명성을 날리는 이 남자의 말 좀 들어보라. “사진을 보자마자 섹스하고 싶어지는 사진을 찍는 게 목표입니다.” 그는 여성의 음부에 향수병을 턱 하니 얹은 톰 포드의 광고들, 가히 예술적 포르노라 부를만한 시슬리와 구치, 아메리칸 어패럴의 광고 사진들로 유명하다. 조명도 세팅도 없다. 그는 손에 들어오는 플라스틱 재질의 자동카메라로 자동 플래시를 펑펑 터뜨리며 수백만 달러짜리 광...

  • 제9장│우린 안 될 거야, 아마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관용 표현]1. 미래를 비관하는 예언의 말 2. 현재의 욕망을 외면하는 자조의 말 '찌질이들의 대마왕'을 자청하는 밴드 타바코 쥬스의 보컬 권기욱이 그가 소속된 인디레이블 루비살롱 레코드의 다큐멘터리 의 예고편에서 1분 35초경에 선보인 시대함축적인 문장. '안 될 것'이라는 예상조차 확실하게 전달하지 않는 '아마'의 첨가가 백미다. 이에 더해, 불확정의 감수성을 보다 공고히 해주는 표정은 명제를 신뢰할 수 없...

  • 'Re:Membering Next of Japan'展│하루키의 나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에 입학하면 모두들 감기 바이러스를 공유하듯 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도서관에서 대출해 돌려 읽었던 적이 있다. 일본에 대해 나쁘면 나빴지 좋은 선입관을 가지진 않았을 대학 신입생들이 한 일본 작가의 소설을 필독한 건 제법 흥미로운 현상이다. 그건 아마도 하루키의 글이 스스로 인정하듯 일본 문학의 전통보다는 스콧 피츠제럴드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현대문학에 그 뿌리를 둔, 전통에서 자유로운 소설이어서는 아니었을까. 비...

  • 이것은 남매 이야기가 아니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2분기 TBS 일요극장 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은 방영 전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오다기리 죠와 인기는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는 청춘 스타 나가사와 마사미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다. 밝혀진 시놉시스는 머리는 좋지만 다소 어리 바리 한 데가 있는 오빠 오다기리와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지만 생활력 하나는 최고인 여동생 나가사와라는 설정이었다. 그래서 은 상반된 성격의 남매가 아웅 ...

  • 영화 <프리다>

    는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그려넣은 영화다. 한 사람의 일생을 두어 시간 안에 보여 준다는 게 어찌 보면 터무니없이 무모하지만 주리 테이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으로 여성으로서의 삶과 화가로서의 삶을 모두 완벽하게 옮겨 놓았다. 그림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보는 것처럼 영화는 장면, 장면을 놓칠 수 없게 하며 함께 흐르는 정열적이면서도 애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OST 또한 영화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관객의 시각과 청...

  • 예지원, 최근 SBS &lt;일요일이 좋다&gt;의 '골드 미스가 간다' 하차를 두고 '왕따설'...

    예지원,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의 '골드 미스가 간다' 하차를 두고 '왕따설'...

    예지원, 최근 SBS 의 '골드 미스가 간다' 하차를 두고 '왕따설'이 도는 것에 대해 부인. 예지원측은 “최근 드라마 촬영과 영화 촬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멤버들 간의 사이가 좋아 당초 예상한 출연기간보다 더 오래 출연했다”고 밝혔다. 예지원은 최근 '골드 미스가 간다'에서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일부 출연자들이 작은 소리로 호응을 하지 않으며 리액션을 하지 말라는 말이 들린다는 주장으로...

  • 2009년 5월 22일

    KBS1 밤 10시 KBS 에서 김신 패거리와 채도우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맞수지만 적어도 한 가지에선 동일하다. 최고급 수트를 입은 채도우나 청바지 입고 어슬렁거리는 김신, 양쪽 모두 노동을 하지 않고 돈을 굴려 돈을 번다는 것이다. 물론 주식투자에 드는 노력이 기사 마감보다 쉽다는 건 아니다. 단지 육체적 활동으로 어떤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과거 방식의 노동과는 다르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 판의 큰 손들이 움직이면 멀쩡하게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