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봐도 어디서 본 듯한, 그래서 뻔하게 느껴지는 배역이 있다. 장르 불문하고 한 번쯤은 등장해서 여주인공 앞에서 깽판을 치는 사채업자가 그렇다. 얼굴보단 “말로 해선 못 알아듣겠구먼”이라는 클리셰로 기억되는 그들은 한 번의 자기 몫을 끝내고 사라진다. MBC 첫 회에서 “자, 그만들 물러가라”라고 말하는 오대산(권상우)에게 “네, 알겠습니다. 네가 뭔데? 마, 괜히 폼 잡다 개망신 당하지 말고 가서 싸던 똥이나 마저 싸라”라는 대사를 적당...
시청이라는 공간과 김은숙 작가의 조합을 접했을 때,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결과는 '시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다. 그것은 작가가 전작 , 등을 통해 이국적인 배경 혹은 방송국이라는 커리어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애담 특유의 스타일로 구축해온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정치 드라마'가 아니라 진정한 로맨틱 코미디” 라는 작가의 말로 SBS 을 그저 단순한 로맨스로 취급할 수 있을까? 시청 말단 공무원 신미래(김선아)는 부시장 조국(차승원)과...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서 NDS(잠깐 잡학 지식! NDS는 NINTENDO Dual Screen의 약자입니다. '닌텐도'라고들 부르는데, 그건 회사 이름이니 마치 삼성 파브를 '삼성'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지요)의 판매량이 250만대를 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요. 지금이야 아이, 어른, 오빠, 언니 할 것 없이 DS를 들고 다니지만, 2005년, 제가 고1이었던 때만 해도 DS는 이른바 '듣보잡'이었습니다. PSP가 한국시장을 휩쓸던 때인지라 N...
김태호 PD가 지금처럼 알려진 것은 물론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단지 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김태호 PD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은, 마치 생명체처럼 변화하고 성장하는 의 독특한 정체성 때문이다. 매 회 끊임없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지나보면 어느새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이 독특한 오락 프로그램은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자기만의 역사와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이 프로그...
운동선수는 몸 아플 때 약 먹으면 안 되는 거야? 무슨 소리야? 운동선수가 임산부도 아니고 왜 약을 먹으면 안 돼? 당연히 몸 아프면 먹어야지. 확실해? 이번에 무슨 야구선수가 다른 선수들 약물 복용했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던데? 난리는 지금 내 가슴에서 난다. 그거랑 그건 전혀 다른 거지. 네가 말한 야구선수는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해영인데 최근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자기가 활동하던 시기에 약물 복용하던 선수가 있단 걸 말한 거야. 그...
오랜만입니다 언니들. 지난번 세월아 네월아 프렌치 어니언 스프 에 이어 오늘도 은근히 세월 네월 걸리는 얘길 해보겠습니다. 뭐든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과를 보려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니들 관심 무지하게 많으실 피부 관리 역시 그중 하나. 35년간 피부에 목숨 걸고 살아온 여인으로서 오늘 저의 비루한 노하우를 사정없이 공개해 보겠습니다. 노트 펴고 펜 들고 가차이 가차이 의자 당겨 앉아 언니들. 눈, 코, 입 생긴 ...
지문 다가가기 야구는 신성하다. 좋아하는 엄지가 오혜성도 같이 야구장 가자는 말에 마동탁은 “야구가 뭔지도 모르는 저런 애를 야구장에 데려가는 건 야구에 대한 모독이야!”라며 발끈하고, 손병호 감독은 건실하게 잘 살아보겠다는 청년의 결심을 때려 부수며 “이런 소꿉장난으로 야구를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야구는 네 영혼이야!”라고 분개한다. 야구를 안 하는 엄지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이겨줘. 더 이상 내가 흔들리지 않도록. 야구도 나도...
신라 24대 왕 진흥왕(이순재)이 산등성이에 올라 천하를 주유한다. 백제의 자객들이 그를 노리고 달려들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차례로 스러진다. 투구를 벗고 땀에 젖은 얼굴 아래 치렁치렁한 머리채를 드리우는 전사는 바로 미실(고현정)이다. 25일 오후 기자시사회에서 먼저 공개된 MBC 1회는 이후 70분간 종횡무진하며 천하를 손에 넣은 미실의 활약상을 담았다. 여왕보다 먼저 등장할 대단한 적수, 미실 왕의 총애를 받는 여인이자 뛰어난 ...
노무현 전 대통령, 지난 23일 서거. 또한 배우 여운계도 지난 22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아시아경제 걱정 없는 세상에서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과거와 함께 했던 배우도, 미래를 제시할 거라 믿었던 사람도 떠났네요. 남은 건…. Nothing is coming. SBS와 MBC, 오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까지 예능 프로그램 결방할 것으로 알려져. 두 방송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이 같은 결...
출연진들의 역할이 예전하고 달라지겠다. 어떤 캐릭터를 잡느냐보다 '박명수의 기습 공격'처럼 아이템을 낸다거나, 자발적으로 에피소드를 즐겨야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올 거 같다. 김태호: 그런 게 좋다. 할 거면 즐겁게 해야 한다. '프로젝트 런어웨이'때 박명수는 처음에 어떻게 할 줄 몰랐다. 정말 땅바닥에 앉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1등을 하게 됐는데, 그런 의외의 과정이 훨씬 재밌다. 박명수가 4년 동안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처음 봤고. 자발적으...
김태호 PD는 이 15~20% 사이의 시청률을 유지할 때 가장 즐거운 사람이다. 이 ‘적당한’ 시청률에서 그가 하고 싶은 것, 혹은 의 제작진 전부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가장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시청률에 ‘상승세’와 ‘위기’가 갈리고, 분당 시청률마저 따지는 현실에서 드라마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 창작자의 의지와 시청자의 접점을 찾겠다는 그의 생각은 좀처럼 받아...
MBC 의 김태호 PD는 이른바 '스타 PD'다. 물론 주철환과 김영희처럼, MBC 예능국에는 늘 스타 PD가 있었다. 하지만 김태호 PD는 그들과는 또 다른 영역의 스타다. 그는 입은 옷 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패셔니스타고, 한국의 예능 PD로서는 유례없을 만큼 '결혼설' 기사가 난 셀러브리티다. 의 팬들은 그를 연출가라기보다는 '제 7의 멤버'처럼 받아들이고, 그는 의 자막을 통해 혹은 자신의 미니홈피와 디씨 인사이드의 ' 갤러...
2008년 봄, 10번째 헤드윅을 찾는 공개오디션 현장에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헤드윅으로 변신한 채 나타난 이름이 알려진 뮤지컬배우도, 온 몸 가득 록스피릿으로 무장한 록커도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던 사람은 바로 고세원이었다. 과는 단 한가지의 교집합도 없어보이던 의 철없는 유부남 ‘혁규’는 왜 오디션현장을 찾았을까. “아픔을 품은 채 자신의 반쪽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스스...
병환이 깊어 드라마에서 하차하신다 했을 때도 설마 했는데, 그러다 급기야 중환자실로 옮기셨다는 소식에도 설마 아니겠지 했는데, 결국 떠나셨다는 기사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엄상궁(한영숙)님도 어느 날 그렇게 무심히 가시더니 정상궁(여운계)님도 이처럼 믿기지 않게 훌쩍 떠나시네요. 예전에, 마침 SBS 와 MBC 이 한 해 차이로 방영되던 지라 노련미 넘치는 두 상궁마마님들이 한 자리에서 격돌하면 참 볼만하겠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거든요. 그...
이경규 : 오락 프로그램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코미디, 토크쇼, 버라이어티 쇼에서 모두 정상을 경험했다. 대상도 탈만큼 탔다. 최고의 MC들이 그의 '라인'임을 자처한다. 그렇게 30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이경규는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 이홍렬 : 이경규가 이주일과 함께 가장 존경하는 개그맨. 이홍렬은 이경규를 적극적으로 추천, 이경규가 본격적인 개그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당시 이경규는 1981년 제 1회 M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