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음문석이 데뷔 후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2005년 가수로 데뷔한 그는 춤, 노래는 물론 영화 연출까지 도전하며 폭넓게 활동했다. 그런 그가 최근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를 통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호프'는 배우로서 그의 존재감을 한 번 더 각인시킨 작품이 됐다.
'호프'는 가상의 마을 호포항에 외계인이 출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외계인의 등장으로 위기에 놓인 사람들은 그 존재에 맞서기 시작한다. 음문석은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호포항의 청년 양배 역을 맡았다.
음문석은 양배에 대해 "여태 촬영한 작품 중에 제일 고민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은 양배 역할에 대해 "착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지만, 악 중의 악"이라고 설명했다. 음문석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던 중 3살 조카를 통해 힌트를 얻었다.
"아이가 쪽가위를 갖고 놀다가 입에 넣으려고 하니까 엄마가 뺏었는데 아이는 뭐가 위험한지도 모르고 계속 웃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양배를 아이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인공 치아를 넣고 얼굴을 검게 분장했어요.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영화 속 모습이 제가 봐도 이상하더라고요. 집에 가서 따라 해봐도 마찬가지였어요. 하하"
영화 속 음문석의 낯선 비주얼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봉준호 감독도 최근 진행된 '호프' GV에서 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좋은 의미로 음문석 얼굴 자체가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다. 구강과 하관 움직임이 기묘하고 놀랍다"고 감탄했다. 봉 감독의 팬이었던 음문석은 이를 보고 벅찬 기분을 숨기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님이 말하는 영상을 몇십 번은 돌려 봤어요. 감독님 입에서 제 이름이 나온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죠. 제가 함께하고 싶었던 감독님이거든요. 행복했어요."
"작품을 준비할 때는 그 캐릭터로 세상을 바라봐야 해서 감정적인 소모가 많고 고통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촬영 결과물이 나오면 행복해요. '호프'처럼 사랑을 받으면 내가 한 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연기에는 희로애락이 있는 것 같아요."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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