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유입이 눈에 띄게 둔화한 상황에서 제작·배급 측은 최근 해외 선판매 실적 등을 근거로 '손익분기점 능선을 넘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다만 극장 관객 수를 기준으로 거론돼 온 손익분기점 추정치는 약 600만 명이다. 해외 판매와 부가 판권 수익을 포함한 전체 손익 구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기준이 혼재되면서 흥행 성과를 둘러싼 혼선도 생겼다.
'호프'에 나홍진 감독의 이름은 개봉 초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강력한 동력이었다. 사전 예매율이 60%를 넘긴 데에도 감독과 출연진을 향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개봉 이후에는 감독 특유의 작가적 색채와 높은 서사적 난도가 대중적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뚜렷한 호불호가 폭넓은 입소문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장기 흥행의 동력도 빠르게 약해진 모습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감독과 배우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객이 몰렸지만, 이후 관객층의 외연을 넓히지 못하면서 입소문 동력이 조기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작들의 잇단 개봉도 '호프'에는 부담이다. 할리우드 대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데스틴 크리튼), '오디세이'(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와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한다. 두 작품이 각각 약 70%와 15%의 예매율로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호프'의 예매율은 6%대로 내려가며 3위로 밀렸다.
주연 배우 황정민을 둘러싼 사생활 의혹이 불거진 점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다. 해당 의혹이 실제 관객 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작품의 호불호를 반전시키고 홍보 동력을 이어가야 하는 시점에 주연 배우와 관련한 논란이 등장했다는 점은 흥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봉 2주 만에 370만 명을 동원한 '호프'의 성과 자체는 작지 않다. 그러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관객층까지 폭넓게 끌어들이지 못한 채 관객 감소세가 가팔라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관객 수 감소와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 상영관 축소 가능성에 배우 관련 논란까지 겹쳤다. '호프'가 개봉 초반의 화제성을 다시 흥행 동력으로 전환해 극장 관객 기준 손익분기점으로 거론되는 600만 명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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