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효정이 노을로 물든 바다를 바라보다 눈물을 훔쳤다. / 사진=김영옥 유튜브 캡처
반효정이 노을로 물든 바다를 바라보다 눈물을 훔쳤다. / 사진=김영옥 유튜브 캡처
오랜 세월 인생을 살아온 80~90대 원로배우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선우용여는 현재의 삶을 재밌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반효정은 좋은 세상을 떠나기 싫다는 솔직한 마음을 터놓기도 했다. 김영옥은 삶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라 했다. 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잔잔한 울림과 먹먹함을 안겼다.

최근 원로배우들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진솔한 대화가 잇따라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고(故) 여운계를 추억한 선우용여와 전원주, 그리고 김영옥·반효정·백수련이 나눈 이야기는 서로 다른 듯 닮아 있었다.
선우용여가 현재를 즐겹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 사진=선우용여 유튜브 캡처
선우용여가 현재를 즐겹게 사는 것을 강조했다. / 사진=선우용여 유튜브 캡처
지난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에서 선우용여는 전원주와 함께 제주도를 찾아 고 여운계가 생전 지었던 2000평 규모의 집을 수소문해 찾았다. 암 투병 중에도 제주를 오가며 정성을 들여 지은 집을 떠올린 그는 "그렇게 만들어놓고 죽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여운계는 2009년 폐렴에 걸렸고, 이후 신장암이 폐암으로 전이됐다는 사실이 전해졌는데, 결국 그해 5월 세상을 떠났다.

선우용여는 집 앞에서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다가 "내가 보니까 느낀다. 살아 있을 때 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로 유명한 '짠순이' 전원주를 향해서는 "언니, 재밌게 쓰다 죽어야 한다. 재밌게 좋은 거 먹고 좋은 거 입고 좋은 구경해야 된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전원주 역시 "여운계는 좋은 일 많이 했다. 돈을 잘 쓰고 살았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김영옥이 노을이 진 바다를 바라보다 눈물을 훔쳤다. / 사진=김영옥 유튜브 캡처
김영옥이 노을이 진 바다를 바라보다 눈물을 훔쳤다. / 사진=김영옥 유튜브 캡처
김영옥, 반효정, 백수련이 '죽음' 자체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 사람은 김영옥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을 공개했다. 세 사람은 노을이 내려앉은 바다를 바라보다 자연스럽게 삶의 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반효정은 "좋은 세상 가기 싫어서 그렇다. 떠나기 싫고 욕심이 생겨서"라며 눈물을 보였다. 또한 "이 나이가 되니까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건강하게 살다 가야겠다. 폐 안 끼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냐"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영옥 역시 눈물을 훔쳤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정답이 없다"며 "나한테 주어진 대로 그때그때 헤쳐나가면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이 그런 거다. 후회도 없다"고 덧붙였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이들이 전한 메시지는 하나로 이어졌다.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지금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자는 이야기였다.

오랜 세월 배우로 살아온 원로배우들이 카메라 앞에서 담담하게 털어놓은 삶의 이야기는 화려한 성공담보다 더 큰 여운을 남겼다.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딘 '인생 선배들'의 한마디에는 묵직한 무게가 담겨 있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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