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부장'이 20%가 넘는 시청률로 흥행을 이끈 가운데 JTBC '아파트'와 KBS '결혼의 완성'도 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에는 MBC '유부녀 킬러'까지 가세한다. 직장인의 생존과 조직 내 갈등을 다뤘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안방극장에서는 복수와 추격, 액션이 극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작품마다 설정은 다르지만 주인공들은 평범한 일상과 거리가 멀다. '김부장'은 딸을 찾기 위해 나선 전직 특수요원의 이야기를 그렸고, '아파트'는 전직 조직 보스가 아파트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 코미디를 더했다. '결혼의 완성'은 납치된 아내를 구하려는 남자와 범죄자의 사투를 담았다. '유부녀 킬러' 역시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한다.
시대극과 회귀물 등 세부 설정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회사라는 공간에서 직장인의 생존기와 권력 관계, 로맨스를 풀어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현실적인 공감과 조직 생활의 애환을 앞세운 오피스물이 상반기의 흐름이었다면 하반기에는 강한 사건과 캐릭터를 내세운 장르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 환경의 변화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범죄·액션 장르는 복잡한 문화적 배경이나 대사보다 사건의 전개와 시각적인 볼거리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시청자도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어 글로벌 OTT 시장을 염두에 둔 장르로 꾸준히 선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슷한 작품이 한 시기에 몰린 현상을 모두 의도된 편성 전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는 기획과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사한 장르가 같은 시기에 공개되는 것은 우연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며 "여름철 장르 선호가 일부 영향을 미치더라도 편성 시기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르가 비슷하다고 흥행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김부장'이 먼저 흥행의 물꼬를 텄지만 '아파트'와 '결혼의 완성', '유부녀 킬러'는 각기 다른 설정과 캐릭터로 경쟁해야 한다.
상반기 오피스물에 이어 하반기에는 범죄·액션물이 안방극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전직 요원과 킬러, 조직 보스를 앞세운 작품 가운데 어떤 드라마가 '김부장'의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박의진 텐아시아 기자 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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