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셰프'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사진제공=tvN
'언더커버 셰프'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사진제공=tvN
최종 미션은 전원 실패했지만, 정체를 공개하고 현지 주방 식구들과 쌓은 진한 인연을 새기며 5일간의 언더커버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언더커버 셰프’ 10회에서는 현지 식당의 메뉴판에 자신만의 신메뉴를 올리기 위한 셰프 3인방의 최종 미션 결과와 정체 공개 순간이 그려졌다.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6.2%, 최고 7.8%, 수도권 가구 평균 6.8%, 최고 8.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동시간대 1위는 물론, 전국 기준으로 첫회 2.3%로 시작해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먼저 이탈리아 파르마의 샘 킴(위장명 희태)은 앞서 잡채 직원식으로 호평받은 경험에서 힌트를 얻어 이탈리아 리소토에 아시아적 색깔을 더한 ‘표고버섯 크림 리소토’를 선보였다. 표고버섯으로 진액을 내고 간장, 맛술, 청주를 활용한 버섯조림을 곁들인 뒤 버터와 치즈로 파르마식 리소토의 고소함을 살렸다. 현지 셰프들은 두 나라의 맛을 결합한 아이디어와 감칠맛을 호평했다. 그러나 맛 평가와 신메뉴는 별개의 문제였다. 사장은 “이탈리아의 맛은 아니다. 우리 식당 맛의 스펙트럼에도 속하지 않는다”라며 정통성 부족을 지적했다.

‘샘 킴’이란 이름을 되찾을 시간이 찾아왔다. 그는 요식업계의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는 사장에게 힌트를 얻어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탈리아의 국민 셰프이자 샘 킴의 ‘절친’이기도 한 카를로 크라코에게 정체를 밝혀달라 부탁한 것. 그의 전화를 받은 사장은 한껏 상기된 얼굴로 “샘 킴이 한국에서 이탈리아 요리의 기준점이 되는 셰프”라는 소식을 전하자, 주방이 발칵 뒤집혔다.

한때 직속 선배였던 직원은 “우리가 무엇을 가르쳐야 했던 거냐. 당신이 우리를 가르쳐야 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놀라면서도 더 훈훈해진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저녁 영업을 마무리한 샘 킴은 “너무 저를 아껴줬다는 게 느껴진다”라며 또 하나의 가족이 된 동료들을 향한 진한 애정을 전했다.
'언더커버 셰프'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사진제공=tvN
'언더커버 셰프'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사진제공=tvN
중국 청두의 정지선(위장명 써니)은 될 때까지 한다는 불굴의 의지로, 남은 반나절 동안 무려 6개의 신메뉴를 내놓았다. 현지 직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두반장과 황두장 등 현지 양념을 활용해 사천식 매운맛을 높여 새송이 청고추 볶음, 튀긴 토란 볶음에 이어 황부추 육슬, 매콤 토마토 당면탕, 고추 간장 버섯 볶음 등을 쉼 없이 내놓았다. 특히 고추 간장 버섯 볶음은 할머니 사장의 호평을 받으며 신메뉴 등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연회장 사장단은 끝내 “정통 사천요리의 깊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후 정지선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중식당 두 곳을 운영하는 24년 차 중식 셰프이자 딤섬 여왕이라는 ‘본캐’를 밝혔다. 현지 선배들은 “숨겨진 왕이었다”, “우리 요리사들보다 웍질을 잘하는 이유가 있었다”라며 충격에 빠지면서도, “당신은 아주 멋진 사람”이라며 그간의 과정을 높이 샀다. 정지선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웍을 잡게 해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새로운 경험과 값진 배움이 된 시간이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남겼다.

‘꺼드럭’ 자신감의 대명사, 이탈리아 나폴리의 권성준(위장명 샘 권)에게 마지막 희망이 쏠렸다. 그는 현지 요리가 메뉴 등극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 나폴리 정통 봉골레 파스타로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시간에 쫓겨 충분히 해감하지 못한 바지락에서 모래가 씹히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것. 권성준은 조개 육수만 걸러내 활용한 뒤 빵가루 토핑으로 식감을 보완하는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사장은 "맛의 밸런스와 요리 과정은 110점짜리"라고 극찬하면서도, "우리다움이 전혀 없는 요리"라며 신메뉴 등재에는 선을 그었다.

실패도 당당하게 받아들인 권성준은 SNS를 통해 한국의 오너 셰프이자 요리 서바이벌 우승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나폴리 식구들은 예상하지 못한 이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함께 박수를 쳐주며 환호했다. 영업을 마친 뒤 주방 선배들은 “이건 작별 인사가 아니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인사”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뜨거운 정을 나눴고, 사장은 눈시울까지 붉혔다. 권성준은 “나폴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자신이 ‘나폴리 맛피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새겼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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