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또 한 번 한국형 장르물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약 4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동궁'은 공개 직후부터 뚜렷한 호불호 속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넷플릭스 TOP10 1위에 오르고 일부 해외 국가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지만, 완성도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제작비 400억원 태웠다는데…'동궁' 뚜렷한 호불호, 시험대 올랐다 [TEN스타필드]
'동궁'은 조선 궁궐을 배경으로 귀신과 원귀, 저주 등 한국 설화적 요소를 결합한 오컬트 사극이다. 궁중 미스터리에 판타지와 액션을 더하며 기존 사극과는 다른 장르적 색채를 내세웠다. 정치극이나 로맨스 중심의 사극 문법에서 벗어나, 장르적 쾌감과 시각적 볼거리를 전면에 둔 작품이다.

공개 직후 반응은 엇갈렸다. 궁중 미스터리와 오컬트를 결합한 설정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시각효과와 미술, 의상, 세트 등에서는 대작다운 규모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제작비 규모에 걸맞게 궁궐의 분위기와 어두운 판타지 톤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인 흔적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반면 초반 전개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세계관을 구축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서사의 속도가 더디게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작품이 초반부터 빠른 사건 전개보다 인물 관계와 설정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장르물 특유의 몰입감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기존 사극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도 오컬트와 판타지가 강하게 결합된 설정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배우들의 연기를 둘러싼 반응도 갈린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노윤서의 감정 표현과 남주혁의 사극 발성을 두고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대로 극의 흐름을 해칠 정도는 아니며, 장르적 설정 안에서 캐릭터의 결을 무난하게 소화했다는 반응도 있다. 조승우와 장영남 등 베테랑 배우들은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으며 작품의 무게감을 더했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평가는 엇갈리지만 화제성은 확보했다. '동궁'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10 1위에 올랐고, 공개 초반 일부 해외 국가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이 초반 관심이 장기적인 시청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넷플릭스는 이미 '킹덤'을 통해 한국적인 소재와 장르물이 결합했을 때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동궁' 역시 조선 궁궐과 설화라는 지역적 소재에 오컬트, 판타지, 액션을 결합해 국내외 시청자를 동시에 겨냥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 사진제공=넷플릭스
OTT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는 더 이상 국내 흥행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글로벌 시청자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만큼, 로맨스나 정통 사극보다 판타지·오컬트·크리처처럼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상대적으로 덜 타는 장르가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 궁궐과 설화라는 지역적 색채를 입히면 넷플릭스가 선호하는 로컬이면서도 글로벌한 콘텐츠가 된다.

다만 장르적 시도가 곧 완성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동궁'은 한국형 오컬트 사극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대작다운 스케일을 앞세웠지만, 느린 전개와 일부 배우들의 연기 호불호, 세계관 설명 방식 등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새로운 장르 조합을 시도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그 시도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됐는지는 시청자마다 평가가 갈리고 있다.

'동궁'은 넷플릭스가 한국형 장르물에 거는 기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동시에 대규모 제작비와 화려한 설정만으로 시청자를 끝까지 설득하기는 어렵다는 사실도 드러낸다. 초반 화제성을 장기 흥행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스케일만큼이나 서사와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동궁'이 한국형 다크 판타지의 가능성을 넓힌 작품으로 남을지, 호불호 강한 대작으로 기억될지는 앞으로의 시청 흐름이 가를 전망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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