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맨 끝줄 소년'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최민식이 '맨 끝줄 소년'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최민식은 여전히 연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솔직했다. '맨 끝줄 소년'을 향한 엇갈린 반응도, 함께 호흡을 맞춘 최현욱에 대한 찬사도, '파묘' 이후 달라진 팬 문화도 담담하게 풀어냈다. 40년 넘게 한길을 걸어온 배우는 마지막까지 연기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연출 김규태)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 분)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이강(최현욱 분)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맨 끝줄 소년'은 공개 첫 주 16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시리즈 부문 8위에 올랐다.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성이 호평을 받았지만, 생각할 거
리를 던지는 전개인 만큼 호불호도 적지 않았다.

최민식은 작품 공개 후 반응을 직접 찾아봤다고 했다. 그는 "과분하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이래도 되나' 싶었다"며 "네이버에서 좀 찾아봤다. 어디서 찾겠나"면서 웃었다. 이어 "다들 잘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사실 여름에는 이런 작품보다 납량특집 같은 장르를 많이 찾지 않나.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드라마고 유쾌한 작품도 아니다 보니 피로를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에 엇갈린 반응 역시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 최민식은 "열 명이면 열 명의 마음에 다 들 수 있겠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런 드라마를 많은 분들이 진지하게 봐주시는구나 싶어 다행스러웠다. 작품에 담긴 함축적인 이야기와 시사하는 바가 소통된 것 같아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최민식과 최현욱은 '맨 끝줄 소년'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최민식과 최현욱은 '맨 끝줄 소년'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극 중 허문오는 제자 이강의 재능에 점점 빠져들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인물이다. 현실에서도 자극이 되는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민식은 망설임 없이 최현욱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자극이 되는 후배들은 정말 많다. 가까운 예로 최현욱이다.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처음에는 최현욱을 잘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디션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대사 몇 마디 하는 거라 뭘 알겠나. 말도 느릿느릿하고 웅얼웅얼했는데 저 친구가 저기 앉아서 저런 눈빛으로 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오디션장에서의 모습을 회상했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간 뒤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얘 연기만 잘 쫓아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허문오는 이강이 짜놓은 판에 말려드는 인물이다. 내가 뭘 하려고 하기보다 현욱이 연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주 흡족했다. 모처럼 정말 좋은 젊은 배우를 만났다"며 "'내가 저 나이 때 저렇게 했었나' 싶더라. 앞으로도 차근차근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를 했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최민식은 '맨 끝줄 소년'을 향한 엇갈린 반응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최민식은 '맨 끝줄 소년'을 향한 엇갈린 반응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 / 사진제공=넷플릭스
'파묘' 흥행 이후 달라진 팬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며 누구보다 기뻤다는 그는 당시 무대인사에서 팬들이 준비한 머리띠와 해적모자 등 각종 소품을 흔쾌히 착용해 화제가 됐다.

최민식은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는 욕도 많이 먹었다"며 웃은 뒤 "그런데 나는 그게 좋았다. 오랜만에 극장이 관객으로 꽉 찬 모습을 보니까 정말 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사진만 찍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들고 오더라. 해적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었는데 막상 해보니 웃기더라"며 "관객들이 좋아하면 된 거다. 그렇게라도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나쁜 일은 아니지 않나 싶었다"고 전했다.

팬들이 마련한 생일 카페도 직접 찾아가고 싶었다는 속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진짜 가려고 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주변에서 가지 말라고 하더라. 결국 못 가고 영상을 찍었는데 다들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40년 넘게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최민식은 잠시 미소를 지은 뒤 자신의 연기관을 들려줬다.

"영화나 연극이 저에게 부부 같은 존재라고 한다면, 부부싸움을 할 때도 있죠. 그런데 이혼은 쉽지 않더라고요. 사랑이 끝나면 안 돼요."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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