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의 정점은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이하 '왕사남')가 찍었다. 누적 관객 수 1689만 명으로 한국 영화 역대 흥행 2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쇼박스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탄탄한 스토리텔링, 엄숙한 장르에 더해진 장항준 감독 표 위트, 유해진·박지훈 등 배우들의 호연까지 그야말로 삼박자가 갖춰졌다는 평가다. 특히 전 세대가 즐길 수 있었던 이야기는 폭넓은 관객층의 반복 관람을 이끌어냈다.
상반기의 기세는 여름 텐트폴 '군체'(감독 연상호)로 이어지고 있다.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군체'는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이라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국내 극장가에서도 상업적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기존 좀비물과 차별화되는 지능적이고 유기적인 좀비들의 등장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는 평가다. '군체'는 올해 개봉작 중 최단기간에 100만, 200만, 300만, 4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관객 성향에 맞춘 영민한 전략도 시너지를 냈다. 대중성을 겨냥한 '왕사남'과 '군체'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와이드 배급으로 공략하고, 마니아층의 결집이 중요한 '살목지'는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타깃팅을 전개했다. '왕사남'은 천만 돌파 기념 커피차 이벤트를 열고, '살목지'는 주연 배우 김혜윤의 모교에서 스쿨 어택 행사를 진행하는 등 관객들과 소통하는 마케팅도 영화를 향한 긍정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네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 달성에 이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쇼박스는 내놓는 작품마다 타율 100%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영화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쇼박스가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부터 개봉 시기, 마케팅까지 여러 측면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주춤하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를 들고 적극적으로 관객들을 찾고자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봤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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