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아이유가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희주를 연기한 지은 씨를 보며 놀랐던 순간들이 많았어요. '어떻게 이런 표정을 짓지?', '어떻게 이런 행동을 표현하지?' 싶은 정도였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MBC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박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력 구설에 대한 생각을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이유의 연기 디테일에 관한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변우석이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변우석이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대군부인'은 첫 방송 이후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의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로 연기 호평받았던 아이유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작위적이고 과장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변우석 역시 tvN '선재 업고 튀어' 이후 2년 만의 차기작인 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어색하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박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 호불호 반응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이유가 연기한 성희주 캐릭터의 방향성부터 설명했다. 성희주는 재벌가 출신이지만 평민과 서출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동시에 지닌 인물로, 욕망과 사랑 사이를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제가 초기에 이 작품을 봤을 때, 1~2회를 보면서 느낀 건 감정의 정리는 빠른데 사건의 정리는 굉장히 느리다는 점이었어요. 그런 흐름 안에서 성희주라는 캐릭터를 지은 씨와 계속 소통하면서 만들어갔는데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초반에 희주가 혼자만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었어요."
아이유와 변우석이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아이유와 변우석이 '21세기 대군부인'의 주연을 맡았다./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박 감독은 초반부터 성희주를 현실적으로만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희주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캐릭터인데, 그런 표현이 너무 리얼하게 가면 비호감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악녀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누군가의 사랑을 응원하지 않는 형태로 비칠 수도 있어서 시청자분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유의 연기이 관해 "'성희주라는 인물은 감정 변화의 폭이 굉장히 큰 캐릭터이기 때문에 오히려 감정을 더 강조해서 약간 허당기 있고 독특한 느낌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사진제공=MBC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사진제공=MBC
박 감독은 성희주라는 인물이 초반과 후반의 결이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초반에는 입체적이고 주도적이며 강한 캐릭터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부끄러워하고 시선을 피하고 이안대군을 통해 변화해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 자체가 둘의 로맨스 안에서 또 다른 형태의 설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안대군 캐릭터와의 대비 역시 의도한 설정이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본인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않는다"며 "이안대군이라는 캐릭터는 초반에 그런 건조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건조함이 성희주의 극성스럽고 현대적인 느낌과 만나면서 조금씩 감정이 표현되는 과정이 둘의 관계 안에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봤다"며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이 부딪히면서 갈등도 생기고, 그 차이가 오히려 로맨스의 매력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사진제공=MBC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사진제공=MBC
박 감독은 중반 이후 성희주의 변화 역시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짚었다. 그는 "초반의 욕망과 달리 중반 이후에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지위와 명예까지 포기하려는 선택들이 나온다"며 "그런 모습들이 결국 이안대군을 향한 사랑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반 성희주는 사랑보다는 계약 관계라는 인식이 강한 인물이었다"며 "본인도 모르게 설레는 감정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이 말보다는 표정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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