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하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근엄한 마음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박준화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오전 11시부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4시까지 총 5타임으로 진행됐다. 박 감독은 첫 타임부터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번 인터뷰 마지막 시간에 박 감독을 만났다. 앞선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박 감독은 수척해진 얼굴로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박 감독은 2007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로 드라마 연출 데뷔했으며, 이후 '이번 생은 처음이라',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등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였다.
극 중 이안대군의 즉위식 장면에서 신하들이 자주국에서 사용하는 '만세' 대신 제후국 표현인 '천세'를 외치고, 왕이 황제의 상징인 십이면류관 대신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장면 등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아이유와 변우석은 각각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고, 이재원은 예정됐던 인터뷰를 취소했다. 결국 박 감독 홀로 취재진을만나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됐다.
그는 "좋게 봐주셨던 분들에게는 마지막까지 재미와 감동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럽다"며 "이 부분에 관해 설명하고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이 드라마에서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대군부인'에 관해 "조선 왕조가 600년 동안 이어져 현재까지 존재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그는 "작가님이 왕실과 평범한 사람의 로맨스를 그리고 싶어 했고, 조선이라는 시대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21세기라는 현대성과 조선 왕조의 전통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대군부인'은 기본적으로 판타지 드라마이자 가상 세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드라마적 허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초반 내레이션에 등장한 "'600년 조선의 왕권'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시청자들을 설득하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 감독은 "의상과 복식 등을 통해 설정을 설명하려 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했다"며 "어느 순간 '조선 왕조의 전통과 예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대한제국이라는 시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굉장히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선 시대 군주를 표현하면서도 역사적 맥락에 대해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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